[오묘(猫)하고 대견(犬)하게] 스크린 종횡무진 댕냥즈 전성시대

안영옥 2024. 2. 1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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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출연 영화 ‘도그데이즈’·‘도그맨’
고양이 신스틸러 활약 ‘아가일’ 까지
스크린 누비는 동물배우들 눈길
무거운 사회문제 따뜻하게 풀어내기도
촬영과정 동물 안전 강조 목소리 높아
동물학대 방지 장치마련 필요성 제기

반려인 1000만 시대, 반려동물과 교감하고 힐링하는 영화·드라마가 인기다. 최근에는 귀여운 동물 배우들이 극장가를 장악했다는 소식이다. 댕댕이파가 좋아할 만한 영화 ‘도그데이즈’와 ‘도그맨’, 냥냥이파의 눈길을 사로잡을 ‘아가엘’이 절찬리 상영중이다.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는 ‘댕냥이(개·고양이)’의 열연 만큼이나 그들의 촬영현장 상황이 궁금한것도 사실. 영화속 동물배우들의 활약과 촬영 비하인드를 소개한다.
 

댕냥이의 연기대결

▲ 영화 ‘도그데이즈’ 배우 윤여정과 프렌치 불도그 ‘완다’

●개판의 정석 ‘도그데이즈’

영화 ‘도그데이즈(김덕민 감독)’는 까칠한 건물주(유해진)와 수의사(김서형), 성공한 유명 건축가(윤여정)와 배달 라이더(탕준상), 싱글남녀와 초보부모 등 세대, 직업 모두 뛰어넘은 다채로운 인물들이 반려견으로 인해 서로 가까워지며 변화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저마다의 결핍과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개’를 중심으로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감동을 동시에 전한다. 또한 유기견과 아이의 입양, 개 안락사 등 묵직한 소재를 따스한 시선으로 풀어낸다. 영화 ‘도그데이즈’의 일등 공신은 뭐니뭐니해도 견공 배우들. ‘스팅’ 역의 골든레트리버 ‘플로이드’와 ‘완다’역을 맡은 프렌치 불도그 ‘완다’, 차장님으로 열연한 치와와 ‘와와’의 수준급 연기력이 관객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견생의 희로애락이 담긴 눈빛연기가 일품 이라는 평가다.

▲ ‘도그맨’에 출연한 뤽 베송 감독의 반려견 ‘스눕’

●개의 구원 ‘도그맨’

‘도그맨’은 개들의 사랑으로 구원받은 더글라스(케일럽 랜드리 존스)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영화로 거장 뤽 베송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뉴저지의 한 도심에서 핑크 드레스에 짙은 화장을 한 주인공이 100마리가 넘는 개와 함께 긴급 체포된다. 입을 꾹 다문채 아무런 진술도 하지 않던 그는 정신과 의사에게 어릴 적 폭압적인 아버지에 의해 개 사육장에 갇히고, 학대당한 사실을 털어놓는다. 부모로 인해 개 사육장에 갇혀 자란 소년의 실화를 모티프로 감독의 상상을 보탠 영화다. 학대 가정 속에 자란 주인공 더글라스가 유일한 가족인 개들의 조건 없는 사랑을 깨닫고 자기 삶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는 다채로운 여정을 그렸다. ‘도그맨’에는 총 124마리의 각기 다른 강아지들이 등장해 영화를 채운다. ‘불행이 있는 곳마다, 신은 개를 보낸다’는 오프닝 문구는 프랑스 시인 알퐁스 드 라마르틴의 명언이다. 주인공이 어린 시절 개 철창에 갇힌 뒤 가장 먼저 쓰다듬는 검은 개는 뤽 베송 감독의 반려견 ‘스눕’이다.

▲ 영화 ‘아가일’에 ‘알피’역으로 출연한 고양이 ‘칩’. 감독 딸의 반려묘다.

●무심한 신스틸러 ‘아가일’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 ‘아가일’은 자신이 쓴 스파이 소설 속 내용이 현실이 되며 각국 스파이들의 표적이 된 작가 엘리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소설의 다음 챕터를 쓰고 소설 속 전설의 요원 아가일을 찾아가며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작품이다. 영화는 여성주인공이 전면에나선점과 더불어 감독의 반려묘가 열연을 펼친점이 특징이다. 소설가 엘리 콘웨이(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가 메고 다니는 가방 속 고양이 ‘알피’의 깜짝 놀랄 활약이 키포인트다. 영화 ‘킹스맨’ 시리즈로 한국 관객에게 눈도장을 찍은 매튜 본 감독은 자신의 딸이 키우는 반려묘 ‘칩(스코티시 폴더)’을 영화의 신스틸러로 등장시킨다. 스파이 액션물에 예상치못한 귀여움이 버무려져 색다른 재미를 더한다. 고양이의 자연스러운 연기 덕에 90%가 대역이나 CG없는 실제 촬영분으로 만들어졌다는게 감독의 전언.

동물배우 ‘안전’이 최우선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동물배우와 촬영하는 일은 쉽지 않다. 촬영 현장은 “기다림의 연속”(‘도그데이즈’ 김덕민 감독)이거나 “주연 배우가 개들과 친해지려고 3개월 동안 매일 아침 40~50분씩 같이 산책”(‘도그맨’ 뤽 베송 감독)을 하는 노력이 수반된다. ‘도그데이즈’ 연출진은 “동물 배우들이 조금이라도 불편하거나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은 무조건 피하는 방식으로 촬영”했다고 강조하며 견공배우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겼다. 현장에 수의사와 전문 훈련사가 동행하고, 동물의 컨디션을 고려해 원하는 연기를 할때까지 카메라를 켜놓고 기다리기도 했다. 뤽 베송 감독 역시 강아지와 함께한 촬영 현장에 대해 “124마리 중 훈련이 돼 있는 강아지는 오직 5마리뿐이라, 그냥 난장판인 걸 인정하고 촬영했다”며 “중요한 건 누구도 질식사하거나 물에 빠져 죽거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설정상 상처를 입은 모습을 촬영할 때는 개 분장 팀 3명이 메이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 영화 ‘아가일’ 포스터

이처럼 촬영 중 동물의 안전을 강조한 것은 그간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한 동물이 위험한 상황에 처하거나 목숨을 잃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과정에서 말을 학대한 혐의로 방송 제작진 3명이 최근 각각 1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이들은 2021년 11월 2일 낙마 장면 촬영을 위해 말의 앞다리를 묶은 뒤 달리게 했고, 바닥에 넘어진 말을 방치한 혐의를 받았다. 해당 말은 촬영 5일 후 숨졌다. 동물보호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에게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학대로 규정하고 금지한다.

▲ ‘도그데이즈’ 배우 다니엘헤니와 골든리트리버 ‘플로이드’ 사진 출처│네이버 영화 포토

최근에는 인기 방영중인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 새끼 고양이가 출연해 논란이 됐다. 문제가 된 장면은 드라마 주인공이 새끼 고양이에게 사료를 주며 돌보는 모습으로, 출연한 고양이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보여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샀다. 이에 동물권행동 카라가 문제를 제기했고 제작사 측은 “동물 전문 에이전시를 통해 섭외했으며 촬영 전후 안정적인 사료 섭취와 활동성을 보였다”며 “현재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카라는 ‘동물 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통해 ‘개·고양이는 인도주의적인 방식으로 훈련된 16주령 이상의 동물을 출연시킬 것을 권고한다’ 고 제안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22년 동물 출연과 관련한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발표는 아직인 상태다. 전문가들은 미디어에 노출되는 동물의 학대를 막는 가이드라인 마련과 방송사·제작사들의 준수 협약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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