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볼에서 변화구 못 던졌었는데” 7년간 빛 못 본 KIA 1차지명 파이어볼러…호주유학이 사람을 바꿨다[MD캔버라]

캔버라(호주)=김진성 기자 2024. 2. 13.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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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철/캔버라(호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캔버라(호주) 김진성 기자] “투 볼에서 변화구를 못 던졌었는데…”

못 던진 게 아니라, 자신이 없어서 안 던진 것이었다. KIA 타이거즈 우완 파이어볼러 유승철(26)이 7년의 시련을 딛고 날아 오를까. 호주 유학을 통해 마인드도 바뀌었고 기술적으로도 성장했다. 정재훈, 이동걸 투수코치와의 만남도 터닝포인트다.

유승철/캔버라(호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유승철은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볼파크에서 두 번째 불펜투구를 실시했다. 담이 살짝 걸려 한 차례 걸렀지만, 이날 이상 없음을 증명했다. 이곳은 호주프로야구 캔버라 캐벌리의 홈 구장이기도 하다. 유승철에겐 약속의 땅에서 2024시즌을 준비하는 셈이다.

캔버라 소속으로 12경기서 1승3패 평균자책점 4.86을 기록했다. 피안타율 0.288, WHIP 1.68로 압도적 성적이 아니었다. 승계주자 실점도 몇 차례 있었다. 그러나 정재훈 투수코치는 “경기를 통해 기술을 늘려가는 과정이었다. 호주에서의 성적으로 평가를 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또한, 정재훈 코치는 유승철을 두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너무 심각해진다. 너무 생각도 많고, 연습도 많이 한다. 열정이 많은 선수”라고 했다. 유승철을 작년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만난 뒤 마인드부터 고쳐줬다. 유승철 역시 정재훈 코치의 각종 조언에 감사함을 표했다.

유승철은 “기술적으로 흔들리지 않게, 멘탈에 집중하는 능력을 키웠다. 그동안 성적이 나면 여유가 있었을 텐데, 1~2년 못해보니 여유가 없었다. 이렇게 1군에서 같이 운동하는 게 얼마나 좋은 것인지 아니까. 놓고 싶지 않다”라고 했다.

유승철은 2017년 1차 지명자다. KIA는 이후 1차 지명 혹은 상위라운드 지명자 다수가 1군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유승철은 솔직히 스트레스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미지라는 게 무섭다. 2018년에는 제구 안 되는 투수가 아니었다. 안타를 맞고 출루를 많이 내주는 느낌이었는데”라고 했다.

언젠가부터 유승철은 150km 패스트볼을 던지는데 볼넷을 많이 내준다는 이미지가 생겼다. 그는 “제구 좋은 투수들은 투 볼에서 변화구를 던지더라. 나는 투 볼에서 변화구를 못 던졌는데, 이번에 호주에서 많이 던졌다”라고 했다.

안 될 줄 알았는데 해보니 됐다는 게 유승철 얘기다. 얻어맞기도 했지만, 가능성도 확인했다. 유승철은 “지난 2년 정도 보여준 것 없이 못 하다 보니,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장점을 포기했다. 그런데 마음 속으로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정재훈, 이동걸 코치님을 만나 얘기를 듣다 보니 충분히 납득이 됐다. 이제 나만의 것이 생겼다”라고 했다.

호주에서 보낸 시간이 유익했다. 유승철은 “지금은 내 틀이 생겼다. 틀 안에서 투구할 수 있다. 호주에서도 코치님들과 피드백도 주고받았다. 이제 나 혼자 판단할 수 있고, 잘 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라고 했다.

유승철/캔버라(호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그렇다면 남은 건 1군에서의 검증이다. 이 벽을 넘어서면, 유승철 야구인생에 다시 빛이 날아든다. 올해 KIA 불펜이 유독 두꺼울 조짐인데, 유승철도 도전장을 던졌다. 유승철과 같은 날 불펜 투구를 한 사이드암 임기영은 “승철이 공이 너무 좋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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