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부대 해외 조직적 파견”…해킹 돈세탁 어떻게?
[앵커]
북한이 가상화폐을 해킹해서 빼돌린 외화 규모는 지난 6년 동안 무려 4조 원에 달하는 걸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 돈으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국제사회는 수차례 경고했습니다.
범죄국가 북한의 숨겨진 모습을 보여주는 이런 해킹이 과연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고은희 기자가 류현우 전 북한 대사 대리를 만나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미 FBI가 내건 수배 전단, 북한인 심현섭이 주인공입니다.
현상금이 무려 5백만 달러, 우리 돈 66억여 원이나 됩니다.
북한 해커들이 벌어들인 외화를 북한으로 송금한 혐의입니다.
류현우 전 북한 대사 대리는 쿠웨이트 대사관 근무 시절 두바이에 파견된 심현섭과 해커 부대의 업무를 지켜봐 왔다고 합니다.
[류현우/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 대리 : "두바이에 19명 정도의 IT 업계에 종사하는 그런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들이 다 정찰총국 산하에 근무하던 사람들이에요. 그러니까 다 해커들이죠."]
그중 북한 무역은행인 광선은행에 소속된 심현섭은 중국에서 5년 근무한 뒤 두바이로 근거지를 옮겨 자금 세탁 업무를 담당했다고 합니다.
[류현우/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 대리 : "그 사람들이 (가상화폐) 탈취를 하게 되면, 이걸 현금화하는 문제가 제기됩니다. 가상화폐를 탈취했다고 해서 이게 다 현금으로 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해킹을 통해 탈취한 가상화폐를 중동과 중국에서 두 차례 세탁한 뒤 북한으로 보냈다고 합니다.
[류현우/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 대리 : "(해킹한) 돈을 세탁해 가지고 중국에다 보내면 또 중국에서 또 세탁을 해 가지고, 이제 이걸 현금화해서 또 북한으로 들여 보내는 그런 작업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재로 인해 북한이 국제 은행 간 통신협회의 금융거래망, 이른바 '스위프트'를 쓰지 못하게 되자 해킹한 돈을 비밀리에 현금화해 북한에 직접 전달한 겁니다.
이 같은 방식으로 북한은 최근 6년간 58건의 해킹을 통해 무려 30억 달러, 우리 돈 4조 원을 챙긴 것으로 의심됩니다.
이 자금은 고스란히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 자금으로 흘러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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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희 기자 (ging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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