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수도권 격전지 후보 재배치…‘공천 기싸움’ 시작

면접 돌입한 공관위, 오늘부터 일부 지역 총선 공천자 결정
TK 지역 최대 관심…초·재선 포함 현역 물갈이 비중 둘 듯

서울 중·성동을 ‘양보 없는’ 전현직 3파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1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4·10 총선 후보 공천을 위한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

국민의힘이 13일 닷새간의 총선 지역구 공천 신청자 면접을 시작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이기는 공천을 하겠다”고 천명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부산·울산·경남(PK) 중진 출마 지역구 조정에 이어 수도권에서도 격전지에 경쟁력 있는 인사를 내보내기 위한 조율에 나섰다.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한심’(한 위원장 의중) 공천 논란으로 인한 잡음을 최소화해 제3당으로의 이탈을 막는 것이 공천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총선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서울·제주·광주의 총 56개 지역구 공천 신청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했다. 면접은 지역구별 공천 신청자 전원이 한 번에 면접장에 들어가는 다대다 방식으로 이뤄졌다. 면접에 부여된 배점은 10점(100점 만점)이다. 신청자 1명에 부여된 시간이 3분에 불과한 데다 ‘킬러 질문’은 대체로 나오지 않아 면접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거란 평가가 제기된다. 앞서 마무리한 여론조사(40점), 도덕성 평가(15점), 당·사회 기여도(35점)에서 공천 여부가 갈릴 거란 전망이 많다.

공관위는 14일 경기1·인천·전북, 15일 경기2·전남·충북·충남, 16일 세종·대전·경남·경북, 17일 강원·울산·부산·대구 순으로 면접을 진행한다. 단수공천 지역 등은 면접 이튿날 곧바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당장 14일부터 일부 지역 공천자가 결정된다.

국민의힘은 특히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 지역구를 빼앗아 오기 위해 확장성·중량감·인지도 등을 갖춘 인사들의 수도권 출마 지역구 조정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당내에선 수도권에서도 강남3구, 경기 성남분당 등 여당 강세 지역과 민주당 현역 의원이 있지만 최근 대선·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해 총선에서 해볼 만한 지역에 정부·대통령실 출신의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주로 출마를 희망하면서 조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반면 서울 강북권 등 여당 약세 지역엔 유력 인사가 크게 부족하다.

이에 당 지도부와 공관위는 서울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한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현재 이 지역구 의원인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의 재배치를 검토 중이다. 수원·고양 등 배치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태경 의원, 이혜훈·이영 전 의원 등 전·현직 의원 3명이 경쟁하는 서울 중·성동을도 유력한 재배치 대상이다. 다만 세 사람은 이날 면접에서 출마 지역구를 옮길 뜻이 없다는 뜻을 밝혀 조정 작업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최근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에게도 서울 출마를 요청했으나, 인 전 위원장은 가족 반대 등을 이유로 일단 거절한 상태다. 지역구는 서울 서대문갑·종로 등이 거론된다.

앞서 PK 중진인 서병수(부산 부산진갑)·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이 각각 당 지도부의 부산 북·강서갑(전재수 민주당 의원)·경남 양산을(김두관 민주당 의원) 출마 요청을 수용한 데 이어, 이날 3선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이 경남 김해을(김정호 민주당 의원) 출마를 선언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강세 지역에서 오래 봉사해온 중진들은 그 자체의 힘을 갖고 있다. 그 힘을 이기는 데 잘 쓰기 위해 재배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의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TK) 공천은 최대 관심사다. 초·재선을 포함한 현역 물갈이에 좀 더 비중을 둘 거란 예상이 많다. 공관위는 당 지지율보다 현역 의원 지지율이 낮은 지역을 유력한 교체 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국민의힘 지지도가 높은 TK가 이 기준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정대연·문광호 기자 hoa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