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 유치원 행사 열어야 하니 비워라"‥실내 체육관은 회장님 체육관?
[뉴스데스크]
◀ 앵커 ▶
최근 생활체육인들이 많아지면서 실내 체육관 예약하는 게 쉽지가 않다고 합니다.
예약시스템이 열리면 곧바로 마감이 될 정도로 치열하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한 체육시설을 위탁 관리하는 체육회 회장이, 이런 시설을 사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박주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제주시의 한 다목적 체육관입니다.
주말에는 주로 생활 체육인들을 위한 시설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두 시간에 2만 8천 원.
이용료도 저렴하고 시설도 넓다 보니, 인터넷 예약 시스템이 열리면 곧바로 마감될 만큼 인기가 높습니다.
[김민석/농구 동호인] "이용할 때 꽉 차있는 경우가 많고 그런 경우에는 그날 사용을 못 하거나 다른 시설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곳을 선점하는 사람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시설을 위탁 운영하는 해당 지역 체육회 회장이었습니다.
이 체육회 회장은 지난해 11월 자신의 손녀가 다니는 어린이집 행사를 열기 위해 체육관 예약을 받지 말라고 직원에게 지시했습니다.
[체육회 회장-직원 통화(음성변조)] "우리 어린이집 있잖아. 그때 24일 날이나 8일 날인가 뭐 9일 날인가 하는 날 없다고 했잖아. <예, 어떤 어린이집입니까? 그건…> 우리 손녀 다니는데…"
체육관을 비워야 하는 날을 지정해 직원에게 통보하기도 했습니다.
[체육회 회장-직원 통화(지난해 7월, 음성변조)] "내가 적어준 날짜 있잖아, 그. <네, 10월 28일이랑 11월…> 그러면 그거를 빨리해서 결정해서 전화를 해줘야 될 거 아니야."
행사가 많았던 지난 10월에는 체육회 회장이 이틀 동안 체육관을 비우라고 지시했다는 게 직원들의 증언입니다.
일반인은 인터넷 예약을 통해서, 공공기관은 공문으로 시설 예약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체육회 회장이 이런 절차를 어기고 선점하다 보니, 일반 시민들이 이용하지 못하는 날이 적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체육회 직원(음성변조)] "(회장이) 미리 선점을 해달라고 얘기를 하니까… 막상 그달 (1일)에 예약이 열리면 연락이 많이 오는데 이 날짜는 이미 차있다고 하면 왜 이날이 차있냐 빨리 연락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차 있는 게 말이 되냐…"
해당 체육회 회장은 공공 목적을 위한 선점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체육회장(음성변조)] "가급적이면 사용을 안 하는 달의 경우는 한 두 건 공공적이라든가, 선관위라든가… 예상치 못한 행정적 활용도 있을 경우 필요치 않느냐 이렇게 얘기를 한 거죠."
또 손녀가 다니는 어린이집 행사는 체육관에서 열리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MBC뉴스 박주연입니다.
영상취재: 김현명(제주)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취재: 김현명(제주)
박주연 기자(jyp@jejumbc.com)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70870_36515.html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 [단독] 곳곳에 언급된 '블랙'‥쿠팡 '블랙리스트' 의혹
- [단독] 쿠팡 블랙리스트 단독입수‥암호명 '대구센터'
- [단독] 문건 속 1만 6천 명 왜? 2,800명 인터뷰했더니‥
- 전국 대학생 80%에 '국가장학금'‥재원은 어디서?
- 전현직 의원에 전 장관까지 한 지역구에‥재배치 검토엔 "갈 수 없다"
- '올드보이 불출마' 요구한 이재명‥추미애는 '전략공천'?
- 조국, 신당 창당‥국민의힘 "면죄부 수단 아냐"·민주 "선거 연합 어렵다"
- "한가한 SNS 즐길 때 아냐" 기사에‥"너나 잘해" 정용진 '벌컥'
- "우크라는 과거 우리 땅" 푸틴에‥몽골 전 대통령 SNS로 '팩폭'
- 신체 중요 부위 노출한 채 육교 걸어다닌 현직 공무원 입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