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문건 속 1만 6천 명 왜? 2,800명 인터뷰했더니‥

[뉴스데스크]

◀ 앵커 ▶

이 리스트에 오른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MBC는 한 달여에 걸쳐 이 명단의 사람들과 통화하고 또 만나서 직접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나같이 쿠팡에서 일한 적은 있는데 언제부턴가 다시 가서 일할 수는 없었다고 했습니다.

쿠팡 측은 이 문건의 존재 자체를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모호한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정혜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쿠팡의 블랙리스트로 추정되는 PNG문건에 오른 사람은 16,450명입니다.

MBC는 문건에 오른 인물 중 8,274명과 연락을 시도했고 이 중 2,805명과 전화로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 가운데 271명에 대해서는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대부분 자신이 명단에 오른 사실, 그 이유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다소 모호한 사유로 명단에 오른 사람들의 말을 들어봤습니다.

[강00 (음성변조) <사유: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 "관리자 한 명이 저한테 많이 뭐라고 했어요. '아프면 출근을 하지 말아야지. 이러면 본인한테도, 회사한테도 도움이 안 된다. 이게 뭐냐.'"

[김00 (음성변조) <사유: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 "제가 실수로 보고를 안 하고 화장실을 간 적이 있었는데, 갔다 와서 한 번 경고를 먹은 적이 있었는데…그 이후로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작업장에서 발생한 부당한 대우를 본사에 신고한 적이 있는데, 이게 원인이 된 것 같다고 추정하기도 했습니다.

[손00 (음성변조) <사유: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 "부당한 걸 당했을 때 본사에 신고할 수 있는 그런 QR이 있어요. 거기에다가 제가 그런 거를 적어서 올렸죠. 일주일 뒤에 확인해 봤더니, 게시물이 없다고 뜨더라고요. 그냥 삭제된 것 같아요. 그래서 블랙을 먹였구나."

'고의적인 업무방해' 사유로 명단에 오른 경우,

[박00 (음성변조) <사유: 고의적 업무 방해>] "갑자기 관리자가 부르더라고요. '000 씨는 실적이 왜 이렇게 안 나오냐'고…"

또 '폭언과 욕설' 사유로 명단에 포함된 이는 다른 이유가 있다고 말합니다.

[송00 (음성변조) <사유: 폭언, 욕설 및 모욕>] "갑자기 레일이 움직여요. 그러면 확 찧여요, 손을. 그래서 제가 너무 화가 나서 이거 좀 시정해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서부터 아예 안 돼요. 신청을 해도."

'우수사원'도 알 수 없는 이유로 순식간에 리스트에 올랐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00 (음성변조) <사유: 계약 종료_비자발적>] "저는 만근하고, 특근까지 다 하고, 우수사원도 계속 뽑혔고. 기준이 도대체 뭔지를 알 수가 없는 거예요."

[정00 (음성변조) <사유: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불가능하거나 안전사고 등 우려가 있는 자>] "지적도 없었고, 춥거나 덥거나 그런 것도 얘기는 안 했고, 잘 쉬지도 않았었는데…근무 태만은 있지 않았어요."

당사자들은 소위 회사에 '찍힌' 사람들이 명단에 오른 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남00 (음성변조) <사유: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 "하면 잘린다니까요. 추측이 아니고 캡틴이 그랬어요. '그런 민원 제기라든가, 건의사항 건의해서 연장 계약되신 분이 없는데 왜 그렇게 하셨냐'고…"

쿠팡 측은 MBC취재가 시작되자 블랙리스트로 추정되는 PNG 문건의 존재 자체를 '모른다'고 했습니다.

이후 MBC가 구체적인 파일 이름을 공개하자, "쿠팡은 사업장 내에서 성희롱, 절도, 폭행, 반복적인 사규위반 등의 행위를 일삼는 일부 사람들로부터 함께 일하는 수십만 직원을 보호하고,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회사의 당연한 책무"라는 공식 해명을 해왔습니다.

관련 문건이 존재하는지 존재하지 않는지, 최고 경영진이 이를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모호한 해명이었습니다.

MBC는 명단에 오른 사람들의 더 자세한 인터뷰 내용을 MBC 뉴스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을 통해 공개하고, 유튜버와 현직 기자들까지 포함된 쿠팡의 PNG리스트 의혹을 연속 보도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정혜인입니다.

영상취재: 손지윤, 한지은 / 영상편집: 남은주

확인해보세요. 나도 쿠팡 블랙리스트? http://dgdesk.mbcrnd.com/black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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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손지윤, 한지은 / 영상편집: 남은주

정혜인 기자(hi@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70865_3651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