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수도권 지역구 교통정리 돌입…‘용산 참모 역차별’ 기싸움도

신민정 기자 2024. 2. 13. 19:3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4·10 총선 공천 신청자 면접이 시작됐다. 서울 중·성동을에 지원한 예비후보자인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부터), 이혜훈 전 의원, 하태경 의원이 공천심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3일 서울 등 3개 지역 공천 신청자부터 면접을 시작하면서, 내부 경쟁도 격렬한 수도권의 ‘교통정리’가 어떻게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당이 지역구 이동을 요청한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도 이날 경남 김해을 출마 뜻을 밝히면서, 중진 재배치도 잇따라 이뤄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서울·광주·제주 56개 지역구 공천 신청자의 면접을 진행했다. 이날 처음 열린 면접은 오는 17일까지 이어지는데, 이르면 면접 다음날 단수 후보자를 발표하고, 뒤이어 우선 추천(전략 공천)과 경선 지역을 공개한다. 이날로 본격적인 국민의힘 공천 정국 서막이 오른 셈이다.

면접은 다수의 면접관과 같은 지역구 공천 신청자들이 한꺼번에 치르는 ‘다대다’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전체 평가 점수의 10%를 차지한다. 여론조사(40%) 결과와 도덕성(15%)도 평가하며,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은 당 기여도(15%)·당무감사(20%)를, 비당협위원장은 당·사회 기여도(35%)를 반영해 점수를 낸다.

공천 신청자가 여럿인 지역구 면접에선 이날 양보 없는 신경전이 펼쳐졌다. 특히, 면접에 앞서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기자들에게 “동일한 지역에 인력이 몰린 경우엔 재배치해서 승리해야 할 것 같다. (중·성동을도) 고려 대상”이라고 한 서울 중·성동을 면접에선 기 싸움이 치열했다. 내리 3선을 한 부산 해운대갑을 떠난 하태경 의원은 “남은 정치 인생을 중·성동을에 바치겠다. 절대 다른 곳에 갈 수 없다”고 했고, 이혜훈 전 의원(3선)도 “제일 먼저 (중·성동을에) 공천을 신청한 사람으로서 딴 데 옮겨 갈 생각이 전혀 없다. 뒤늦게 온 분과 같은 선상에서 놓고 볼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면접 결과를 충실히 기다리면서 유세하는 게 오늘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을에선 윤석열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을 지낸 박진 의원(4선)과 윤 대통령 측근인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이 맞붙고 있다. 박 의원은 면접 뒤 “강남을은 21대 때 제가 공천을 받아 탈환한 지역으로, 결코 쉬운 곳이 아니다”라면서도 “서울 ‘수복’을 위해 4선 중진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비서관은 “(면접에서) ‘지역구 조정 의사가 있나’란 질문을 받았고, 일전에 ‘당의 뜻에 전적으로 따르겠다’고 한 그대로 다시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 전 비서관은 ‘양지 출마’란 비판에 지난 7일 지역구 조정 문제를 당에 ‘백지 위임’하겠다고 했었다.

예비 후보 6명이 경쟁하는 서울 동대문갑과, ‘윤희숙 전 의원 사천 논란’이 일었던 중·성동갑 면접에선 대통령실 참모 출신들이 ‘용산 역차별론’을 제기하며 공세를 폈다. 동대문갑에 공천 신청을 한 여명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기자들에게 “용산 출신을 통으로 묶어 ‘한 군단이 (당을) 장악하려고 내려왔다’는 식의 프레임은 서운하다”고 말했다. 이에 김영우 전 의원(3선)은 “용산에서 근무하든 아니든 역차별이나 특혜는 없다. 그렇게 되면 총선에서 ‘폭망’한다”고 날을 세웠다.

중·성동갑에 공천을 신청한 권오현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전혀 (대통령실의) 후광을 받고 있지 않다. 특혜받는 것도 전혀 없다”며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특정 후보를 말씀하시는 것 자체가 인지도를 그 분에게 쏠리게 해, 지역에 가면 ‘윤희숙으로 후보가 확정됐냐’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윤 전 의원은 “대통령실 출신 등 (공천 경쟁) 상대가 4명인데, 누구라고 해서 특히 부담되진 않는다”며 “저같이 정책을 오래 공부하고 미래지향적인 사람이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3선 조해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이 제가 (경남) 김해을에 출마해 현역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물리치고 의원직을 확보할 것을 희망했고, 저는 숙고 끝에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5선인 서병수 의원(부산 부산진갑→북·강서갑, 현역 전재수), 3선인 김태호 의원(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양산을, 현역 김두관)이 민주당이 차지한 지역구로 옮기기로 한 데 이어 세번째다. 한 위원장은 “강세 지역에서 오래 봉사해 온 중진들은 자체적으로 굉장한 힘을 갖고 있고, 그 힘을 이기는 데 잘 쓰기 위해 (지역구) 재배치가 필요한 것”이라며 “서울 등 다른 곳도 (지역구 재배치를) 꽤 많이 하고 있다. 어느 한 곳만 볼 게 아니다”라며 추가적인 중진 재배치를 시사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