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신당, 이준석-이낙연 연합...야당 총선 판도 지각변동

김성은 기자 2024. 2. 1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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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후 부산 중구 민주공원 민주항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창당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2024.02.13.

총선을 두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의 총선 구도가 지각변동하고 있다. 민주당은 범진보세력과 선거연합을 추진 중이고 각각 신당을 만들었던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손을 잡고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신당 창당을 예고해 야권 표심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야권에서 새 판을 짜고 있는 한 축은 민주당과 진보정당들의 비례대표 연합이다. 13일 박홍근 민주당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추진단장 및 새진보연합, 진보당, 연합정치시민회의 등은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추진 1차 연석회의'를 열었다. 이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비례대표제와 관련해 현행 준연동형제를 유지하되 준위성정당의 성격을 갖는 통합비례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힌 데 따른 움직임이다.

이같은 선언 이후 민주당은 곧장 통합비례정당 구성에 착수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 내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추진단'(민주연합)의 단장을 맡아 진보 정당 및 시민사회와의 협상에 착수했다. 정당 중에서는 새진보연합(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열린민주당)과 진보당이 논의 테이블에 앉았고 민주당은 현재 녹색정의당에도 빠른 시일 내 협상에 나서줄 것을 요청한 상황이다.

이날 연석회의 참석자들은 호혜적 민주개혁진보 선거대연합 구축을 추진하는 한편 정치개혁, 정책연합, 비례대표 추천에서의 연합, 지역구에서 연합 등을 통합 추진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인 '연합정치시민회의'는 이번 총선에 후보는 내지 않되 정책연합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연합과 비례대표 추천의 상세한 방식은 향후 비공개 회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지역구 의석수가 정당 득표율보다 적을 때 모자란 부분을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에 따라 고정된 비례대표 의석수(현행 47석)를 단순 배분하는 병립형보다 거대 양당엔 불리하고 소수 정당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은 준연동형제를 하기로 결정한 이상 우호세력과 연합해서 과반 의석수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야권에서 새 구도를 만들고 있는 또다른 축은 통합된 개혁신당이다. 지난 9일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미래'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중심으로 한 '개혁신당'이 합당을 선언했다. 여기에 금태섭 대표 체제의 '새로운선택'과 민주당 탈당파가 이끌던 '원칙과상식'까지 합류하면서 그야말로 '빅텐트'(포괄정당)가 펼쳐진 것이다.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이낙연·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4.2.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치평론가인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비례대표제가 준연동형제로 결정된 것이 (빅텐트 성립 등) 현재의 정치구도를 만들어 낸 데 한 몫 했을 것"이라고 봤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머니투데이에 "통합된 개혁신당이 등장했다는 것은 유권자들의 선택을 심플하게(간단하게) 만들어 줬단 측면에서 파괴력이 클 것"이라며 "무당층 비중이 높은 현 상황과 맞물려 존재감 있는 제3지대 등장이 이번 총선 구도를 3강 내지는 2강 1중 구도로 만들었다고 본다. 개혁신당 파장이 커진다면 기존 양대 정당인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은 유권자들로부터 선택을 받기 위해 '잘하기 경쟁'으로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도층 표를 흡수할 가능성이 있는 제3세력이 몸집을 키워나가면서 민주당 내에서도 긴장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제3지대 통합 개혁신당 출범에 대해 "민주당 입장에선 당연히 부담스럽다"고 밝히기도 했다.

새로 짜여지고 있는 판 위에서 기존에 한 정당이 아니었던 이들이 협력하는 만큼, 성공을 위해선 원칙을 지키는 것과 양보가 필수라는 제언이다. 22대 국회가 구성된 이후가 아닌 현 시점부터 협치하는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여줘야만 표심을 잃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한 소수 정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제정당과 협상을 잡음없이 잘 이끌어 나가려면 '납득할 수 있는 규칙'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이준석 공동대표는 배지를 단 경험이 없지만 제3지대 중요한 자산"이라며 "차세대 인재를 키워준다는 입장에서 이낙연 전 총리가 이 대표에게 지역 대신 비례 출마를 권고한다면 양보하는 모양새가 비춰지고 이준석 대표는 지역에 매이지 않고 전국 선거를 지원할 수 있어 윈윈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한편 조국 전 장관도 13일 4월 총선을 위해 신당 창당을 선언해 정치권 관심이 쏠렸지만 아직까지 야권에 끼칠 영향은 제한적이란 의견들이 나왔다.

박창환 평론가는 "조 전 장관이 어쨌든 유죄를 받은 상황 아닌가"라며 "(이런 상황 고려시)조 전 장관 열성 지지자들이 총 집결해도 2~3석 얻을 것으로 보이는데 선거 구도 자체를 바꿀 만한 위력은 보이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통합비례정당을 구성중인 민주당이 일찌감치 조 전 장관과 선을 그은 것도 조 전 장관 신당 영향력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박홍근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설령 (조국) 신당이 만들어지더라도 이번 총선 승리를 위한 선거연합의 대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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