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4 이통사, 우려를 기대로 바꾸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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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스테이지파이브 컨소시엄인 스테이지엑스가 5G(5세대 이동통신) 28㎓(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을 경매에서 낙찰받으며 제4 이동통신사가 탄생했다.
스테이지엑스가 28㎓ 대역을 낙찰받은 4301억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제시한 최저 경쟁 가격(742억원)의 5.7배 수준이다.
제4 이통사 유치는 정부가 통신 시장의 독과점을 해소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인 만큼, 실효성을 발휘하려면 스테이지엑스와 정부가 합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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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자 중심으로 유지됐던 통신 시장에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합니다. 스테이지엑스는 파격적인 요금제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겠습니다.”(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
지난달 31일 스테이지파이브 컨소시엄인 스테이지엑스가 5G(5세대 이동통신) 28㎓(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을 경매에서 낙찰받으며 제4 이동통신사가 탄생했다. 2010년 이후 7차례나 실패했던 사업자 선정 끝에 거둔 결과다. 정부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3사가 지배하고 있는 시장의 독과점 체제에 균열을 내고 업체 간 경쟁을 활성화해 소비자들의 통신비 부담을 덜고자 제4 이통사 선정을 추진했다.
그러나 당초 정부의 기대와 달리 스테이지엑스가 통신 시장에서 ‘메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우선 자금력에 비해 주파수 대가가 지나치게 높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스테이지엑스가 28㎓ 대역을 낙찰받은 4301억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제시한 최저 경쟁 가격(742억원)의 5.7배 수준이다. 2018년 통신 3사가 같은 주파수 대역을 낙찰 받았을 때의 평균가인 2074억원보다 2배나 비싸다.
28㎓ 주파수를 할당받은 사업자는 3년 내 무선기지국 6000대 이상을 구축해야 하는데, 구축 비용은 대당 2000만~3000만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스테이지엑스는 기지국 이외의 다른 장비 구축 비용까지 더하면 3000억원가량의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테이지파이브의 매출액이 272억원(2022년 기준), 영업손실이 55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낙찰가와 구축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당초 정부가 제4 이통사에게 최대 4000억원가량의 금융 지원을 약속했으나, 어디까지나 최대 금액인 만큼 실제 지원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스테이지엑스 입장에서는 정부의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없다는 뜻이다.
당장 스테이지엑스에게 수익을 가져다줄 사업 모델도 부재하다. 스테이지엑스는 3.5㎓ 주파수 대역 망을 통신 3사에게 로밍(공동이용) 대가를 지불해 빌린 뒤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내년 상반기 중 전국망 서비스를 출시하고 ‘고객 중심의 파격적인 요금제’로 가입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통신 3사가 산정할 로밍 비용에 따라 스테이지엑스의 요금제 수준도 달라질 수 있다. 예상보다 로밍 대가가 비싸 스테이지엑스가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제대로 경쟁하기가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의미다. 28㎓ 대역 주파수를 통해 단기에 수익을 내기도 어렵다.
제4 이통사 유치는 정부가 통신 시장의 독과점을 해소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인 만큼, 실효성을 발휘하려면 스테이지엑스와 정부가 합심해야 한다. 정부는 스테이지엑스가 통신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정책, 금융 지원을 하면서도 정상적으로 28㎓ 망 구축을 하고 있는지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아울러 스테이지엑스는 아직까지 밝히지 못한 자금 조달 계획을 투명하게 공개, 시장과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 단순히 장밋빛 청사진만 들고나와 ‘혁신’을 표방한다면 제4 이통사를 둘러싼 우려는 기대로 바뀌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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