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기사들 "음주운전, 도로라는 일터서 흉기 난동 부리는 것"

최나실 2024. 2. 1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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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노동자에게 도로 위는 작업장입니다.

배달원뿐만이 아니라 화물·택배·택시·대리운전 등 굉장히 많은 노동자가 도로 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배달원들은 자체적으로 음주운전 적발·제보 활동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국장은 "야간에 일을 하다 혹시 음주운전 차량이 나를 덮치지는 않을까 불안한 마음으로 도로를 달리는 라이더들이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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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유니온, '벤츠 음주운전' 배달원 사망 사건
1500명 엄정 수사·엄벌 촉구 탄원서 검찰에 제출
"벤츠·여성·DJ 등 본질과 무관... 음주운전이 문제"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후문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 지부가 강남 음주운전 가해자에 대한 엄정 수사 및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 1500장을 접수하기 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강남에서 20대 여성이 외제차를 몰다가 50대 오토바이 배달원을 치여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주연 기자
배달 노동자에게 도로 위는 작업장입니다. 배달원뿐만이 아니라 화물·택배·택시·대리운전 등 굉장히 많은 노동자가 도로 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터에서 음주운전을 하는 것은 누군가 내가 일하는 현장에 뛰어들어와 흉기를 들고 난동 부리는 것과 똑같습니다. 대한민국 사법 당국은 언제까지 음주운전 사고를 방치할 것입니까.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이달 초 서울 강남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차량 추돌 사고로 50대 오토바이 배달원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라이더유니온이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면서 탄원서 1,500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배달원들은 자체적으로 음주운전 적발·제보 활동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 지부는 1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음주운전에 대한 법이 강화되기는 했으나 실제 선고 추세를 보면 매우 미약해서 솜방망이·물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며 "처벌 강화만이 능사는 아니라지만 제대로 된 처벌이 없이는 운전자들의 인식, 음주에 대한 관대한 문화가 바뀌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달 3일 오전 4시 30분쯤 유명 DJ 출신 20대 여성이 강남구 논현동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외제차를 몰다가 오토바이 배달원 A(54)씨를 치어 숨지게 한 사고가 발생했다. 가해자가 사고 이후 구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반려견을 품에 안고 있는 사진이 공개되며 공분을 샀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최근 이 사건이 벤츠, 여성, DJ, 비숑같이 자극적이고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단어 위주로 언급되고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며 "문제의 핵심은 음주운전이고, 이 사건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받는지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더유니온은 배달원 40명을 상대로 설 연휴 때 실시한 긴급 실태조사 결과도 이날 공개했다. 조사 결과 배달 업무 중 직접 음주운전 차량에 의한 사고를 당했거나, 주변에서 사고 사례를 봤다는 경우가 30%였다. 업무 중 도로 위에서 음주운전자를 본 적 있는 경우는 무려 60%에 달했다.

박정훈 조직국장은 "지난해 12월에도 1차선에서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던 라이더유니온 조합원이 뒤에서 오는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공중에 몸이 떠서 허리와 목을 다친 사건이 있었다"며 "후유증 때문에 일도 못 하고 제대로 된 보상도 못 받고 있다"고 또 다른 사례를 언급했다. 박 국장은 "야간에 일을 하다 혹시 음주운전 차량이 나를 덮치지는 않을까 불안한 마음으로 도로를 달리는 라이더들이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자체적으로 '라이더 음주운전 감시단'을 결성해 배달원들이 근무 현장에서 음주운전 의심 사례를 적발하고 제보하는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라이더 20명이 참여했던 라이더안전지킴이 활동을 확대하는 것이다. 당시 단장을 맡았던 전성배 서울지회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라이더안전지킴이 활동을 통해 도로 파손, 도로 위 위험물 신고, 인명구조, 음주운전 신고 등을 500여 건 했다"며 "라이더 안전이 곧 시민의 안전인 만큼 올해 참여 인원을 더 늘리고 음주운전 단속 활동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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