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장소서 스마트폰 ‘무한 스크롤’ 금지한 프랑스 지자체

정인선 기자 2024. 2. 1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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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한 지자체가 주민투표를 통해 공공장소에서의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13일 영국 가디언의 보도를 보면, 프랑스 파리 남쪽 센에마른주에 있는 인구 2000여명이 안 되는 작은 시 센포르에서 거리, 공원, 상점 등 공공장소에서의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헌장이 지난 3일(현지시각) 주민투표를 통과했다.

대신 상점과 같이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공간을 운영하는 주체가 스마트폰 사용 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을 부착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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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센에마른주의 센포르 시의 한 거리에 공공장소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베에프엠 방송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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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한 지자체가 주민투표를 통해 공공장소에서의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강제성이 없는 ‘선언’이지만 공공장소에서 ‘무한 스크롤’을 하거나 동영상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스마트폰 중독의 심각성을 환기하자는 차원이라고 한다.

13일 영국 가디언의 보도를 보면, 프랑스 파리 남쪽 센에마른주에 있는 인구 2000여명이 안 되는 작은 시 센포르에서 거리, 공원, 상점 등 공공장소에서의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헌장이 지난 3일(현지시각) 주민투표를 통과했다. 이 헌장은 연령과 관계 없이 지역 주민들이 길을 걷거나 공원 벤치에 앉아 있을 때, 상점이나 카페, 식당에서 물건을 사거나 음식을 먹을 때, 학교 문 앞에서 자녀를 기다릴 때 등 공공장소에서 스마트 기기를 이용하는 걸 금지한다. 가디언은 이 헌장이 길을 잃었을 때도 스마트폰 지도 대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쪽을 더 권장한다고 전했다.

프랑스 센에마른주의 센포르시에서 지난 3일 공공장소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헌장을 두고 주민투표가 이뤄지고 있다. 베에프엠 방송 유튜브 갈무리

프랑스의 베에프엠(BFM) 방송은 이번 주민투표에 시에 등록된 선거인단의 20%가량인 277명이 참여해 54%의 찬성률을 보였다고 6일 보도했다. 주민투표에선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아이가 15살이 되기 전까지 스마트폰을 사 주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면 동의서를 제출하면 시에서 전화 통화만 가능한 구형 휴대폰을 어린이에게 지급하는 내용의 또다른 헌장도 함께 통과됐다.

헌장에 강제성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공공장소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법적 제재를 할 수는 없다. 대신 상점과 같이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공간을 운영하는 주체가 스마트폰 사용 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을 부착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실제로 가디언과 베에프엠 등의 보도를 보면 헌장 통과 뒤 시 곳곳의 거리와 상점 등에 스마트폰 사용 금지를 알리는 현수막과 안내문이 내걸린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프랑스 센에마른주의 센포르시의 한 상점에 공공장소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걸려 있다. 베에프엠 방송 유튜브 갈무리
프랑스 센에마른주의 센포르시의 한 상점에 공공장소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걸려 있다. 베에프엠 방송 유튜브 갈무리

뱅상 폴프티 센포르 시장은 가디언에 “스마트폰의 습격으로부터 공공장소를 보호하고 싶다”면서 “모든 휴대폰을 금지하자는 게 아니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스크롤하거나 게임을 하거나 동영상을 시청하기 위해 공공장소에서 스마트폰을 꺼내지 말 것을 사람들에게 제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리를 걷는 10대 대부분이 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있다. ‘금지’라는 단어가 몇몇 사람들에게 반감을 줄 수 있다는 걸 이해하지만, 그보다는 논의에 물꼬를 트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역 주민 반응은 엇갈렸다. 학교에서 여덟살 딸을 기다리고 있던 심리학자 노에미는 가디언에 “얼마 전 한 (공공장소)대기실에서 딸과 놀기 위해 책과 인형을 가져갔더니 주변 사람들이 모두 아이가 (스마트폰) 스크린에 빠져 있지 않다는 점을 칭찬했다”고 말했다. 10살 쌍둥이를 둔 엄마인 메리 랑두지는 주민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좋든 싫든 (스마트폰) 스크린은 이 세대의 삶의 일부이다. 결국 우리가 아이들에게 즐거운 활동, 특히 야외 활동에 몰두하도록 한다면 아이들도 스크린만 보는 걸 원치 않을 것이다. 결국 우리가 어떤 대안적 활동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말고는 10대가 즐길 만한 시설이 충분치 않다는 우려에 대해 폴프티 시장은 영화 감상, 책 읽기, 스포츠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을 확충하겠다고 약속했다.

프랑스에서 어린이·청소년 뿐만 아니라 성인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규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스 하원은 지난 2018년 3∼15살 학생들의 학교 안 스마트폰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디톡스법’을 제정한 바 있다. 프랑스 정부는 앞서 2010년부터 수업시간에 한해 학교 안 스마트폰 사용을 법으로 막아 왔는데, 이를 강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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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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