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주미 중국대사 “중국은 대만해협서 전쟁의 함정 빠지지 않을 것”
최장수 주미대사를 지낸 추이톈카이(崔天凱) 전 주미 중국대사가 “중국은 대만해협에서 전쟁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추이 전 대사는 지난달 미국 싱크탱크인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가 워싱턴에서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누군가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고 대리전을 위한 무기를 공급하며 중국인이 중국인을 죽이는 것을 준비하고 있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만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지원과 무기 판매를 비판하며 이를 전쟁의 함정에 비유한 것으로 해석된다. 추이 대사는 “우리는 분명하게 중국인이 중국인을 죽이는 상황을 보길 원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추이 대사의 발언은 지난달 대만 총통 선거가 끝난 이후 대만해협의 정세 변화와 위기 고조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지난달 대만 총통 선거에서 라이칭더(賴淸德) 후보의 승리로 반중·친미 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재집권에 성공하자 일각에서는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 침공을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추이 대사는 이번 대만 총통 선거에 대해 “중국의 한 지방 선거”라고 일축했다. 이어 “우리는 어떻게든 통일을 이룰 것이지만 전체 중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통일을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만약 필요하다면 무력으로라도 대만을 본토의 통제 하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한 평화 통일을 추구하겠지만 무력 통일 옵션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기존 중국의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이 전 대사는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지낸 뒤 2013년부터 8년 넘게 주미 중국대사로 재직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중 책사로 알려진 위마오춘(余茂春) 허드슨연구소 중국센터장도 최근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를 한 바 있다. 위 센터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대가와 기회, 능력 등을 실용적으로 고려한다면 무력 통일을 위해 대만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면서 “상륙작전 분야의 군사 기술과 능력 부족으로 중국의 대만 침공이 아직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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