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올해 국제 공동 연구 강화…교육·의료 AI 활용에 7700억원 투입”
1.8조 글로벌 R&D 예산으로 국제 협력 속도
AI 기술 수준 향상·일상생활 활용 적극 추진
3만원대 요금제·40~80만원대 단말기 출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글로벌 연구·개발(R&D) 예산을 바탕으로 올해 기술 선진국과의 공동연구와 해외인재 유치에 나선다.
양자와 인공지능(AI), 첨단 바이오 분야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사업에 나서고, 특히 AI를 의료나 교육 등 일상에서 쓸 수 있도록 하는 기술 개발에는 약 7700억원을 쓴다. 또 40만~80만원대 단말기 출시도 유도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주요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추진계획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올해 글로벌 R&D 강화에 주력한다. 지난해 약 5000억원이던 글로벌 R&D 예산이 올해 약 1조8000억원으로 대폭 늘어난 여건을 바탕으로 기술 선진국과의 공동연구를 추진한다. 과기정통부는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등과 함께 바이오, 반도체, 2차전지 등을 주제로 한 기술 협력을 해나갈 예정이다.
지난해 6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기존 정부 R&D 예산 규모의 삭감을 지시하면서도 국제 연구협력은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여야 간 논란 끝에 올해 정부 전체 R&D 예산은 지난해보다 14.7% 감소한 26조5000억원으로 확정됐지만, 글로벌 R&D 예산은 지난해(5000억원)보다 오히려 3.6배 늘어난 1조8000억원이 됐다.
이날 이 장관은 “(글로벌 R&D의 일환으로) 해외 인재의 입국과 생활, 그리고 국적 취득을 포함하는 정착까지 전주기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과기정통부는 ‘3대 게임 체인저 기술’로도 불리는 양자와 AI, 첨단바이오에서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과를 낼 계획이다.
이론상 해킹이 불가능한 양자 분야에서는 ‘개방형 양자팹’을 구축해 연구자들이 대형 장비를 공유해 쓰면서 자신의 탐구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계획이다. 또 양자 컴퓨터를 원격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올해 하반기 만들어 신약 개발과 신소재 설계 등에 활용할 방침이다.
AI 분야에서는 올해 580억원을 투입해 생성형 AI의 한계로 지적되는 거짓 답변과 편향 등의 문제를 극복할 방법을 찾을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90억원을 투입해 국내와 미국에 AI 연구거점 시설을 마련한다.
과기정통부는 AI를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 등의 동력으로 삼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AI를 일상화하는 프로젝트에 7737억원을 투입한다. 의료 분야에서 ‘마이닥터24’, 교육 분야에서 ‘나만의 교과서’ 등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AI를 발전·확산시키기 위한 지원에 나선다.
첨단 바이오 분야에서는 올해 150억원을 투입해 미국과 공동연구를 수행하는 방법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 미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 연구·산업 집적단지를 보유한 국가로 평가받는다. 국내에서는 의사과학자 육성을 위해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 신설’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한민국의 우주강국 도약을 책임질 우주항공청이 순조롭게 출범하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주항공청은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조직 위상 등을 둘러싸고 여야 간 힘겨루기 끝에 올해 초 설립 법안이 통과됐다. 개청 예정 시점은 올해 5월이다.
국민의 통신 비용 부담도 낮출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단말기 유통법을 폐지하고, 40~80만원대 중저가 단말기 출시를 유도할 계획이다. 이 장관은 “올해 3만원대로 낮춘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제 최저 구간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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