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트럼프, 재집권 시 나토 탈퇴"…한미방위조약도 위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 한 번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집권 시절, 방위비 분담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문제를 언급하면서, 동맹 무시 수준을 넘어 동맹을 위협하는 듯한 과거 발언을 자랑하듯 내뱉은 겁니다. 트럼프는 현지 시간 10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대선 후보 경선 유세에서 평소 자신의 소신인 '자국 안보는 스스로'라는 방침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늘 듣던 이야기'로 끝나는가 싶었던 그의 연설은 사례 하나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트럼프 "돈 안 내면 보호 안 한다"…나토 흔들기
백악관은 "사람을 죽이려 드는 (러시아) 정권이 우리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을 침략하도록 장려하는 것은 끔찍하고 정신 나간 일이며, 미국의 안보, 세계 안정, 미국의 국내 경제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도 트럼프의 발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폴란드와 발트해 국가들을 공격해도 된다는 청신호라면서 끔찍하고 위험하다고 꼬집었습니다.
공화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대선 경쟁자인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정적을 살해하는 푸틴 대통령을 돕는 발언이라며 "폭력배의 편을 들면 안 된다"고 비판한 건 물론, 트럼프와 가까운 사이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그 말을 한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당사자인 나토는 동맹이 서로 방어하지 않을 것이란 암시는 모두의 안보를 훼손한다는 성명을 냈습니다.
"재집권 시 나토 탈퇴하게 될 것"
사실 트럼프가 한 발언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방점은 '러시아가 공격하도록 부추기겠다'는 것이라기 보다는 '(그러니) 돈을 내라'에 맞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 부분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해도 표현 방식이 거칠었던 건 부인할 수 없어 보입니다. 트럼프와 가까운 그레이엄 의원이 '말 한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걸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말한 방식이 거칠었을 뿐 원래 의도가 그게 아니었으니 이대로 좋은 걸까요? CNN 앵커 짐 슈터는 트럼프와 바이든 정부 전직 고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재집권 시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그는 다음 달 12일 출간 예정인 자신의 저서 <The Return of Great Powers>에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미국은 나토에서 탈퇴하게 될 것"이라는 전직 고위 관리들의 말을 전했습니다.
나토 이 지경인데…"한국∙일본 방위조약도 마찬가지"
미국 동맹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나토가 이 지경이니 한미 동맹이라고 안전할 리 없습니다. 전직 관료들의 증언을 통해 이미 알려진 사실이긴 하지만 짐 슈토의 저서에서도 주한미군 철수 논란은 빠지지 않았습니다.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은 미국의 안보 약속을 폄하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태도는 한국, 일본과의 상호방위조약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요점은 트럼프가 나토에 전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에 군대를 주둔하거나 일본에 군대를 주둔하는 것에 반대했다"고 전했습니다.
에스퍼 전 국방장관은 회고록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고집하던 트럼프에게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이 주한미군 철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하는 것이 낫겠다고 설득한 끝에 트럼프를 달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트럼프는 폼페이오 장관의 이야기를 듣고 '맞아 2기 정부'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트럼프의 입장이 지금은 또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르는 일이지만 나토에 대한 생각이 크게 바뀌지 않은 걸 보면 우리 정부 역시 뭔가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사진=AP, 게티이미지코리아, 연합뉴스)
남승모 기자 sm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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