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理想 뭉갠 정치꾼이 퇴출 1순위[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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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선거는 국민이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왜 선거를 하는지 그 근본 이유는 잊은 채 정치생명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선거전에 국민의 주권은 소모된다.
"모든 것은 이상(mystique)으로 시작해서 정치판(politique)으로 끝난다. 하지만 정치판이 이상을 삼키게 내버려둬선 안 된다." 선거는 국민의 주권 행사를 돕기 위해 시작되지만, 치열한 선거전에서 원래의 이상은 잊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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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선거는 국민이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어진 후보 중에서만 선택해야 하는 이 주권 행사에는 커다란 한계가 있는 경우가 많다. 마음에 드는 정당이나 후보가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잖으면 숫제 주권 행사 자체를 포기하거나 성에 차지 않는 어느 누군가를 골라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4·10 총선에서 지지 정당이 없다는 응답이 적게는 20%, 많게는 30% 넘게 나온다. 이들의 경우 설사 투표를 하더라도 주권을 행사했다고 말하기 민망하다. 정당들이 후보 공천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각 정당은 무엇보다 먼저 ‘어물전 꼴뚜기’부터 걸러내야 한다.
첫째, 공익보다 사익을 위하는 사람, 우유부단하고 무책임한 사람, 막말·혐오 발언하는 사람을 제외해야 한다. 한국갤럽의 ‘어떤 사람이 국회의원이 될까 걱정되느냐’는 설문에서 1∼3위를 차지한 응답이다. 미리 알기는 어렵겠지만, 비리사건 연루자와 같이 적어도 드러난 사람은 배제해야 한다.
둘째, 범죄 경력자도 걸러내야 한다. 지난해 7월 경실련에서 국회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과 경력이 있는 현역 의원은 94명(32.2%)이나 됐다.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 전과 경력자를 제외해도 47명이었다. 전체 의원의 15.7%로, 일반 국민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일반 국민보다도 못한 사람을 ‘선량’이라고 내세우면 누가 신뢰할 마음이 생길까.
셋째,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유난히 재산이 적은 사람도 제외하는 게 옳다. 개인의 작은 살림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수백조(兆) 원에 이르는 나라 살림을 잘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 국민으로선 믿음이 안 갈 수밖에 없다.
각 정당은 다른 모든 기준에 앞서 이렇게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않는 사람, 일반 국민보다도 못한 사람부터 배제해야 한다. 정당이 공천하는 후보 가운데 이런 사람이 섞여 있으면 아무리 다른 훌륭한 후보들을 내세워도 국민 사이에 만연한 정치 불신과 혐오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이런 사람들을 우선으로 제외한 상태에서 국민이 환호할 인물들을 발굴해 내야 하는 게 정당들의 책무다.
영화 ‘고지전’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싸우는 이유가 뭔데?” “너무 오래돼서… 잊어버렸어.” 이유조차 잊은 채 오로지 생존을 위해 죽이고 죽는 ‘고지전’이 정치판에서도 벌어진다. 왜 선거를 하는지 그 근본 이유는 잊은 채 정치생명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선거전에 국민의 주권은 소모된다.
20세기 초 프랑스의 사상가 샤를 페기는 이런 말을 했다. “모든 것은 이상(mystique)으로 시작해서 정치판(politique)으로 끝난다. 하지만 정치판이 이상을 삼키게 내버려둬선 안 된다.” 선거는 국민의 주권 행사를 돕기 위해 시작되지만, 치열한 선거전에서 원래의 이상은 잊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미 그런 조짐이 보인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그래서 스스로 사과하고 폐기 약속까지 했던 연동형 비례제를 더불어민주당이 다시 들고 나왔다. ‘그렇다면’ 하고 국민의힘도 ‘자매정당’ 창당 준비에 착수했다. 정치판의 경쟁이 선거의 이상을 삼키게 되지 않을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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