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없이 영혼까지 팔린 아이들…아동 인신매매의 추악한 현실
美납치아동 구출 실화 다뤄
오는 21일 개봉하는 ‘사운드 오브 프리덤’은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동 인신매매의 참혹한 현실을 담은 영화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 국토안보부 특수요원이었던 팀 밸러드가 비공식 작전을 통해 인신매매 피해 아동들을 구출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멕시코 출신의 알레한드로 몬테베르드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2004)에서 핍박받는 예수 연기로 세계인을 울렸던배우 제임스 카비젤이 주연(팀 밸러드 역)으로 참여했다.
‘사운드 오브 프리덤’에서 아동 성범죄자를 추적하는 정부 요원 팀 밸러드는 288명의 범죄자를 체포했지만, 정작 피해 아동은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낀다. 미국에서 팔려나간 아이들은 멕시코, 러시아, 태국 등 미국 밖에 있거나 사망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느 날 인신매매 조직의 거래 현장 잠입에 성공한 밸러드는 브로커들에게 ‘테디 베어’로 불리던 여덟살 소년 미겔 마길라를 구출하고, 아이의 증언을 통해 더 많은 아이들을 구출할 단서를 찾는다.
영화는 아동 인신매매의 추악한 현실을 지적하면서도 아동 성착취 같은 자극적인 장면을 연출하지는 않았다. 아동성애자가 돈을 주고 사들인 아동과 강제 성관계를 갖는 상황은 등장하지만 이를 철저히 카메라 렌즈 밖에 뒀다. 아동이 영화를 통해 또 다시 소비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영화에 등장하는 사연들은 충분히 충격적이다. 다섯살에 팔려나가 지난 10년간 하루에 5~10번씩 성매매로 강간을 당했다는 아이, 성폭행으로 찢긴 상처가 아물기도 전 3~4일 만에 또 다른 거래로 국경을 넘은 아이 등이다.
팀 밸러드는 실제로 2012년 아이티공화국과 콜롬비아에서 인신매매 피해 아동 구출을 주도한 인물이다. 영화에서는 핵심 브로커 5명을 체포한 콜롬비아 작전을 주로 조명했다. 당시 임무를 중단하고 복귀하라는 국토안보부 상부의 명령을 따를 수 없었던 그는 사직서를 내고 현장에 남아 미성년자 50여 명을 비롯한 123명의 인신매매 피해자를 구출한 바 있다. 지난 2013년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비영리단체 ‘오퍼레이션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O.U.R)’를 설립했고, 이후 미 의회 하원과 상원에서 아동 인신매매 실태에 대해 증언하며 피해 아동 구출을 촉구하기도 했다.
미국 국립 실종·학대 아동센터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약 35만명의 아동이 실종 신고되고, 이 가운데 약 10만명이 인신매매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적으로는 매년 약 800만명의 아동이 실종되고 있다. 2021년 미 연방 인신매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인신매매 규모는 지난 5년간 5000배 이상 증가했고, 피해자의 57%가 미성년자로 나타났다.
미국 사회에 경종을 울린 ‘사운드 오브 프리덤’은 지난해 7월 미국에서 먼저 개봉해 1억7417만달러(약 232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한때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등을 제치고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해 화제를 모았다. 다만 실화를 영화로 만드는 과정에서 팀 밸러드를 과도하게 영웅화했다는 점과 종교 단체 등을 통해 무료 티켓을 배포한 점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이런 가운데 실존 인물인 팀 밸러드가 지난해 성추행 혐의로 O.U.R 최고경영자(CEO)에서 해임되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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