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한 방 먹인 ‘칭기즈칸 후예’…전세계서 ‘좋아요’ 쏟아진 이유

신윤재 기자(shishis111@mk.co.kr) 2024. 2. 1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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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전 몽골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발언을 비꼬는 게시물을 자신의 X(옛 트위터)계정에 올려 주목받고 있다.

엘베그도르지 전 대통령은 12일 X에 옛 몽골 제국 지도와 함께 "우리 몽골은 (러시아와 달리) 평화롭고 자유로운 나라"라고 적었다.

푸틴 대통령의 논리대로라면, 몽골제국은 과거 러시아 전역을 지배했으니 몽골의 러시아 침공도 정당화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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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폭스뉴스 인터뷰서 푸틴 대통령
“우크라, 원래 러시아 영토” 주장하자
전 몽골 대통령, X게시물 올려 비아냥
몽골 민주화 기여...2016년 韓국빈방문
2013년 방북 당시 평양서 인권 연설도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전 몽골 대통령이 자신의 X에 올린 게시물. [X 캡처]
“푸틴 대통령의 발언 뒤, 몽골의 옛 지도를 찾아봤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몽골은 평화롭고 자유로운 나라거든요”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전 몽골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발언을 비꼬는 게시물을 자신의 X(옛 트위터)계정에 올려 주목받고 있다.

엘베그도르지 전 대통령은 12일 X에 옛 몽골 제국 지도와 함께 “우리 몽골은 (러시아와 달리) 평화롭고 자유로운 나라”라고 적었다. 그는 지난 8일 푸틴 대통령이 미국 폭스 뉴스 전 앵커 터커 칼슨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역사적으로 러시아 땅 이었다”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하자 이 게시물을 올렸다.

몽골 제국의 지배 하에 있었던 러시아의 과거를 들어 과거 러시아의 일부였다는 사실만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려는 푸틴 대통령의 주장을 비꼰 것이다.

푸틴 대통령의 논리대로라면, 몽골제국은 과거 러시아 전역을 지배했으니 몽골의 러시아 침공도 정당화 돼야 한다. 해당 지도는 13세기 제국 시절 몽골이 중국, 러시아는 물론 중동, 유럽 대부분을 지배했던 때의 영토 범위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게시물에는 이를 옹호하는 반응이 잇따랐다. 한 우크라이나 언론은 해당 소식을 전하며 “몽골의 전직 대통령이 푸틴에게 역사의 교훈을 가르쳤다”라고 보도했다.

지난 2012~2014년 주 러시아 미국 대사를 지낸 마이클 맥폴 스탠퍼드대 교수는 감탄과 함께 해당 게시물 리트윗했다. 이 글 하루 만에 10만개 이상의 ‘좋아요’와 2천400개 이상의 코멘트가 달리는 등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엘베그도르지 전 몽골 대통령은 2009~2017년 2차례 몽골 대통령으로 재임했다. 1980년대 후반 몽골 민주 연합을 창설해 몽골의 민주화에 기여했고, 1990년에는 몽골 최초의 민간 신문사를 창간해 언론 활동을 하며 몽골 언론자유법 통과에 앞장섰다.

이런 이력 때문에 서구권에서는 “몽골의 토머스 제퍼슨”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2016년 한국을 국빈방문했을때 서울시 명예시민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엘베그도르지 전 대통령은 2013년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는데, 김정은 국무 위원장이 만나주지 않아 정상회담을 하지는 못했다. 그는 추후 언론을 통해 방북 당시 북한의 강제노동수용소, 지하 핵시설, 북한 가정집을 방문하고 싶다고 요청했다가 거부당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방북 당시 그는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연설을 했는데 “어떠한 폭정과 독재도 영원히 지속될 수 없습니다. 자유롭게 사는 것은 인간의 욕망이며, 이는 영원한 힘입니다.”라는 등 대놓고 독재를 비판하고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발언을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북한 정권은 연설 내용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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