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주면 지릴 줄" "김일성 믿겠다"…'막말' 의사들, 다른 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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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의사들이 연일 과격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가 2025학년도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2000명 늘리기로 한 가운데 전직 의협 회장을 비롯한 의사들이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연일 강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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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의사들이 연일 과격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특정 관료를 비롯해 일반 국민까지 비난의 대상으로 삼아 '도 넘는 막말'이란 비판이 나온다. 다가오는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선거에 맞춰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가 2025학년도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2000명 늘리기로 한 가운데 전직 의협 회장을 비롯한 의사들이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연일 강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주로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 정책이 일방적이라고 비판하는 내용이다.
문제는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이 너무 과격하다는 점이다. 2014년 원격의료 도입과 영리병원 추진에 대항해 전국의사총파업을 주도한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정부는 의사들을 이길 수 없다"며 2000년 의약 분업으로 촉발된 파업을 언급했다. 그는 "치료 중에 사망한 환자의 중환자실 의무기록을 보니 심각한 상태에서 의사들이 자리를 비웠던 수일간 방치되었었다"며 "재앙은 시작됐다"고 적었다. 의사 파업으로 환자 희생이 따를 수 있다고 사실상 '협박'하는 내용이다.
노 전 회장은 윤 정부에 대해서도 연일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 발표 직전까지 보건복지부가 "정해진 것 없다"는 입장을 견지한 것에 대해서는 "이 정부는 양아치 정부"라며 "남을 속이는 것은 양아치가 하는 짓"이라고 적었다. 전공의 파업에 대비해 정부가 수련병원에 담당자와 경찰을 배치했다는 내용을 공유하면서는 "겁을 주면 의사들은 지릴 것으로 생각했나 보다"라며 "보수정권이라고 생각했는데 망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기는 처음"이라고 날을 세웠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지난 12일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전공의들께 드리는 글'을 게시해 집단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 데 대해 "조규홍 말을 믿느니 김일성 말을 믿겠습니다"라며 "복지부가 교수가 구속되고 전공의가 5년 넘게 재판받아도 유감 표시라도 한 적이 있나?"고 반발했다.
특히 그는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이 2017년 자신의 SNS에 5학년 자녀를 칭찬하는 게시물을 올렸다는 사실을 공유하며 "금쪽같은 따님이 올해 고3이었구나. 그런거였구나"라며 마치 자녀 진학을 이유로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한다는 식의 비아냥 섞인 글을 올리기도 했다. 임 의사회장은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토론장 참관을 요구하다 경찰에 강제 연행되기도 했다. 그는 "그만큼 절박했다"며 "몸싸움하거나 큰 소리를 내는 등 소란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2000년 의약분업 파업 당시 대정부투쟁조직인 의권쟁취투쟁위원회 대변인을 맡았던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전 의협 회장)도 "의사 알기를 정부 노예로 아는 정부" "의료를 멈춰서 세상을 바꾸자"와 같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그는 지역 인재 중심의 의대증원 정책을 비판하는 글에서 "지방에 부족한 건 민도(국민 생활 또는 문화 수준)"라고 적었다가 지역 비하 논란이 일자 사과하기도 했다.
의사들의 강성 발언에 대해 일각에서는 다가오는 의협 회장 선거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의협 회장의 임기는 3년으로, 올해 3월 새로운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투표가 진행된다. 임현택 의사회장과 주수호 대표는 공식적으로 선거 출마의 뜻을 밝힌 상태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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