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큐의 사나이’ 조건휘 “대역전 하이런 9점 기억도 안 난다”

김창금 기자 2024. 2. 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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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5년째의 프로당구 PBA는 확실히 달라졌다.

'한 큐의 사나이' 조건휘(32∙SK렌터카)가 12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PBA-LPBA 시즌 8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웰뱅챔피언십 결승에서 임성균(28·하이원리조트)과 명승부 끝에 4-3(15:5, 6:15, 5:15, 15:7, 6:15, 15:7, 11:9)으로 이겨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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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A 웰뱅챔피언십 대역전 드라마로 우승
프로 출범시즌 준우승 뒤 첫 정상 감격
조건휘가 프로 첫 우승컵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PBA 제공

“마지막 9점 하이런, 기억도 안 난다.”(조건휘)

“예술 같은 9점, 인정할 수밖에 없다.”(임성균)

출범 5년째의 프로당구 PBA는 확실히 달라졌다. 토종 ‘젊은 피’의 대결은 숨막힐 듯한 명승부였다. 프로당구 3쿠션이 줄 수 있는 재미가 극한으로 커지고 있다.

‘한 큐의 사나이’ 조건휘(32∙SK렌터카)가 12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PBA-LPBA 시즌 8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웰뱅챔피언십 결승에서 임성균(28·하이원리조트)과 명승부 끝에 4-3(15:5, 6:15, 5:15, 15:7, 6:15, 15:7, 11:9)으로 이겨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 1억원.

2019~20시즌 프로출범 뒤 처음 우승한 조건휘의 제비스코 상금 랭킹은 6위(1억950만원)로 뛰어올랐다.

이날 경기의 백미는 팽팽한 공방전으로 세트 점수 3-3 동점 상황에서 맞이한 7세트 마지막 대결이었다.

조건휘의 선공으로 시작된 7세트 초반 상황은 임성균이 압도했다. 임성균은 3이닝까지 3-2로 조건휘를 앞섰고, 4이닝에 6점 하이런을 추가하면서 9-2로 달아났다. 우승까지 남은 점수는 딱 2점이었다.

하지만 이때부터 스포츠의 각본 없는 드라마가 시작됐다. 조건휘의 무서운 집념과 집중력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교한 타격으로 이어진 것이다.

조건휘는 5이닝에 맞이한 4개의 난구를 잇달아 처리하며 4점을 쌓았고, 비교적 쉬운 배치의 공 3개를 추가로 처리하며 7점의 연타로 연결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시 어려운 공 2개를 빗겨치기로 목적구에 꽂는 등 5이닝서 한 큐에 하이런 9점을 터트리며, 11-9의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방송 해설진은 “조건휘의 난구를 푸는 실력이 대단하다. 상대에게 쉬운 공을 내줄 수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해결했다. 소름이 돋는다”며 극찬했다.

챔피언 조건휘와 준우승자 임성균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PBA 제공

조건휘는 경기 뒤 “7세트에서 터진 하이런 9점이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그가 얼마나 집중했는지 알 수 있다.

처음 결승에 올랐지만 최정상급 저력을 선보인 임성균도 선배에게 축하를 보냈다. 그는 “내가 하이런 6점을 쳐 9-2가 됐을 땐 이긴 줄 알았다. 그런데 건휘 형이 9점을 예술같이 쳤다.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웃었다.

조건휘는 당구계의 실력자로 늘 정상권을 위협할 선수로 꼽혔다. 하지만 프로 원년 준우승이 최고 성적일 정도로 트로피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무심타법으로 포효했다.

그는 “장타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공 하나하나에 신경 썼다. 포지션이나 수비도 신경 쓰지 않고, 연습구장에서 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쳤다. 이제 내 스타일을 찾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우승 한 번에 만족하지 않겠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더 좋은 당구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조건휘는 경기장에서 응원한 부인과 축하의 입맞춤을 하는 등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조건휘가 우승 뒤 부인과 입맞춤하고 있다. PBA 제공

‘TS샴푸 퍼펙트큐’(상금 1000만원) 상은 대회 16강에서 15점을 한번에 따낸 권혁민에게 돌아갔고, ‘웰뱅톱랭킹’(상금 400만원) 상은 대회 32강에서 애버리지 3.750을 기록한 박기호가 받았다.

한편 시즌 마지막 9차 투어인 크라운해태 챔피언십은 20일부터 시작된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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