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석의 축구 한 잔] '배째라' 감독과 '아몰라' 회장의 불 난 집 기름붓기

김태석 기자 2024. 2. 1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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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기 싫은 행태를 상상 이상으로 보여주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거취 여부를 둘러싼 대한축구협회의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다.

아시안컵서 드러난 표면적 성적에 대한 판단은 둘째치더라도, 그간 그가 보여준 불성실한 태도는 역대 대표팀 감독과 비교할 이가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지금 클린스만 감독의 이 태도는 분위기를 보아하니 월드컵까지 가는 건 불가능하니 어서 자신을 경질해 거액의 위약금을 달라고 시위하는 듯한 느낌마저 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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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상상하기 싫은 행태를 상상 이상으로 보여주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거취 여부를 둘러싼 대한축구협회의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다. 속된 말로 배째라는 식으로 대처하는 감독을 두고 아 모르겠다라고 대응하는 회장의 태도, 그간 한번도 본 적이 없는 풍경이다.

카타르가 우승한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이 끝난지도 꽤 시간이 흘렀지만 후폭풍은 시간이 흐를수록 거세지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를 둘러싼 사안 때문이다.

국제대회에서 A대표팀이 좋지 못한 성과를 냈을때 험악한 비토 여론에 시달리는 건 비단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그때와 큰 차이점이 있는데 그때 비판의 초점이 감독의 태도가 아니었다. 저마다 성적 평가의 잣대가 달라 이견이 다소 있었지만, 기대한 바에 비해 지도력이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적어도 대표팀에는 진심이었다.

움베르토 코엘류, 조 본프레레, 울리 슈틸리케 등 좋지 못한 모습으로 떠났던 지도자들도 소위 능력이 미치지 못했을 뿐이지 팀에 대한 자세만큼은 진심이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아니다. 아시안컵서 드러난 표면적 성적에 대한 판단은 둘째치더라도, 그간 그가 보여준 불성실한 태도는 역대 대표팀 감독과 비교할 이가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한국에서 아시안컵을 복기하며 팀 강화방안을 찾겠다고 한 요르단전 직후 직접 내뱉었던 발언을 귀국 후 완전히 뒤엎으며 미국으로 떠난 건 과거 헤르타 베를린 감독 페이스북 사임 사건에 비견할 만한 최악의 태도였다.

지금 클린스만 감독의 이 태도는 분위기를 보아하니 월드컵까지 가는 건 불가능하니 어서 자신을 경질해 거액의 위약금을 달라고 시위하는 듯한 느낌마저 줄 정도다. 격하게 말해, 배째라고 덤벼드는 꼴이다.

수습을 해야한다. 그것도 잘 해야한다. 그런데 대한축구협회 수뇌부들의 대응은 너무 어설프고 클린스만 감독 못잖게 무의미하다. 

13일 열리게 될 전력강화소위원회는 클린스만 감독 선임 때부터 이미 무의미한 조직이 되어버렸다. 마이클 뮐러 위원장은 감독 선임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영향력을 전혀 보이지 못했다.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각자 팀의 전지훈련에 집중하고 있어 신경 쓸 여력이 없다. 게다가 1년 전에는 전력강화위원회 멤버들이 클린스만 감독 선임을 발표 직전에 통보받는 일도 있었다. 분석과 이에 따르는 의견이 영향력이 없다는 걸 그들 스스로도 정말 잘 안다.

이번 전력강화위원회는 아시안컵이 끝난 후 마땅히 해야 할 리뷰와 피드백을 위해 꼭 열려야 할 자리이긴 하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평가와 거취 유무를 논할 수 있는 자리라고는 볼 수 없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력강화위원회의 작품이 아니다.

결자해지해야 할 이는 따로 있다. 이번 대표팀 체제 탄생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것으로 알려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다. 그런데 정 회장은 놀랍도록 침묵하고 있다. 그래도 클린스만 감독은 가히 뭇매맞는 분위기 속에서 귀국 기자회견을 했다는 걸 떠올리면 더 비겁한 행태다.

12일 늦은 밤 한 매체는 정 회장이 아시안컵 직후 임원회의 불참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지금 가장 발에 불나도록 뛰어다니며 상황을 수습해야 할 회장이 숨어버렸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주변 분위기를 모르쇠로 일관하며 시간이 흘러 해결되길 기대하는 듯하다.  

감독도 없고 회장도 없는데 아시안컵을 리뷰하고 심지어 감독 거취까지 논한다? 시간벌기용으로 요식적 절차를 밟는 것에 불과해보인다.  한 사람은 전략적 도망을, 한 사람은 전략적 침묵을 하는듯 한데, 수습마저 최악의 수다.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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