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그린 그림’ 저작권을 인정해달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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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이 에이아이(AI)를 창작 도구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저작권은 새로운 영역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 미국 워싱턴디시(DC) 연방지방법원의 베릴 하월 판사는 인간의 개입 없이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에 대한 저작권 등록을 거부한 미국 특허청 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이렇게 밝혔다.
하지만 창작자들이 생성형 인공지능을 창작 도구로 활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생성형 인공지능 학습에 쓰이는 데이터의 저작권 문제가 본격화하면서 인간만을 권리 주체로 인정하는 기존 법체계에 새로운 공백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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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이 에이아이(AI)를 창작 도구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저작권은 새로운 영역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 미국 워싱턴디시(DC) 연방지방법원의 베릴 하월 판사는 인간의 개입 없이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에 대한 저작권 등록을 거부한 미국 특허청 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이렇게 밝혔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급격한 발전으로 글로벌 지식재산권 논의도 큰 변곡점을 맞았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아무런 제약 없이 데이터를 빨아들여 내놓는 결과물에 ‘법적인 권리’를 부여할 수 있는지, 인공지능을 ‘창작자’로 볼 수 있는지 등 지식재산권과 관련한 질문들을 본격적으로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대다수 국가에선 자연인이 아닌 인공지능은 ‘발명자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 저작권 등록 실무 편람은 ‘작품의 저작성을 인정받으려면 인간이 만든 것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간 저작자의 창의적인 입력이나 개입 없이 무작위 또는 자동으로 작동하는 기계가 생성했거나 단순한 기계적 과정을 통해 생성된 것은 저작물로 등록해주지 않는다.
영국은 2022년 인공지능이 ‘모든 목적으로’ 다수의 저작물을 포함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텍스트·데이터 마이닝(TDM)을 허용하는 저작권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음악 업계 등 창작자들의 반발로 중단한 상태다.
하지만 창작자들이 생성형 인공지능을 창작 도구로 활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생성형 인공지능 학습에 쓰이는 데이터의 저작권 문제가 본격화하면서 인간만을 권리 주체로 인정하는 기존 법체계에 새로운 공백이 생겼다. 계승균 부산대 일반대학원(과학기술혁신 전공) 교수는 “인간만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전제로 법체계를 구축해놨는데, 인공지능이 점점 인간의 영역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법체계가 전반적으로 흔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준주체’라는 개념을 제안해온 계 교수는 “법에서 법인이 관념적으로만 존재하지만 인간과 같은 권리와 책임을 부여받는 것처럼, 인공지능도 ‘인간에 준하는 주체’로 규정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법인이라는 개념도 인간이 가공해낸 추상적인 개념”이라며 “인공지능도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인공지능을 대리인으로, 인간을 본인으로 보고 법률관계를 설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12월 ‘인공지능 저작권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데 이어 최근 저작권 보호 기술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생성형 인공지능에 학습시킨 저작물에 대한 추적·관리 기술을 2026년 완료 목표로 오는 4월 개발에 들어간다.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산업과 관계자는 “아무래도 민간기업 쪽에선 저작권 보호 기술 개발·투자에 소극적이라 정부가 나서서 인공지능의 데이터 학습 문제로 인한 저작권 문제를 해결해보려는 취지”라며 “향후 저작권 보호 기술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개발되면, 학계·산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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