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팬 분노와 ‘위약금 60억’ 사이…정몽규 ‘결단의 시간’

황민국 기자 입력 2024. 2.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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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부진’ 경질 요구 커지는데도 미국 집으로 간 클린스만
전력강화위원회 참석도 안 할 듯…거취 문제, 정 회장 책임으로

2023 아시안컵은 지난 11일 개최국 카타르의 2연패로 막을 내렸지만, 한국은 이제 시작일지 모른다. 감독 거취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60)을 둘러싼 여론이 심상치 않다. 5년 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회의 8강보다 나은 4강에 올랐으나 역대 최고의 전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64년 만의 우승컵을 놓친 것에 실망하는 목소리가 높다.

클린스만호가 귀국한 자리부터 ‘엿 세례’와 함께 “집에 가” “고 홈(Go home)”이라는 고함이 쏟아졌다. 그리고 클린스만 감독이 정말 10일 자택이 있는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여론은 악화일로가 됐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권성동 국회의원(국민의힘) 등 정치권이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요구한 데 이어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사실 클린스만 감독은 평판 좋은 지도자는 아니었다. 역대 외국인 지도자 가운데 첫 승리가 가장 늦었을 뿐만 아니라 재택근무와 각종 겸업으로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당시만 해도 그는 “아시안컵에서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을 때 시험대에 오르면 된다”며 선을 그었는데, 결과를 내지 못한 뒤에는 “4강에 진출했으니 실패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옹색한 자기변명에 바빴다.

대한축구협회도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를 놓고 고심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축구협회는 이번주 안으로 클린스만호의 아시안컵 성과를 평가하는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를 연다고 12일 밝혔는데, 감독이 참석하지 않아 무의미하게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직 귀국 일정도 통보하지 않았다. 지금 같아서는 무조건 경질의 칼을 뽑아야 할 분위기다.

문제는 돈이다.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에게 2026년 북중미 월드컵까지 장기계약을 보장했다. 연봉은 220만달러(약 29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가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다면 남은 2년치 약 60억원의 위약금을 감수해야 한다. 문제는 대한축구협회의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대한축구협회가 천안축구센터 건립을 위해 추가 대출을 받은 금액이 300억원이나 되는 상황에서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아시안컵 성적 부진에 따른 위약금 없는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조건은 16강 탈락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의 한 기자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게 들었다며, ‘한국이 만약 (4강에 오르지 않고) 8강에서 탈락했다면 위약금 없이 해임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대한축구협회는 공식적으로 감독의 계약과 관련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협회 내부의 소식을 잘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을 앞두고 패할 경우 경질을 검토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8강에 오르면서 위약금 없는 경질은 사라졌다고 보면 된다. 전임 감독이 8강에서 탈락해도 완주했는데, 새 감독에게 그 이상의 조건을 요구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거액의 위약금과 따가운 비판 여론이 여전한 가운데 남은 것은 정몽규 회장(사진)의 결단이다. 정 회장이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경질과 재신임 문제도 결국 정 회장의 책임이 됐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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