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금융·고용정책의 동행
[서은숙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경제학에서는 시장의 기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즉, 정부의 개입 혹은 지원 없이 시장 참여자들에 의해 시장이 작동될 때 효율적이며 시장 참여자들의 후생은 가장 극대화한다.
그러나 때로는 이 시장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금융이 필요한 사람들이 정규 금융시스템 내에서 일정 금리로 자금 조달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이럴 때 금융의 수요자들은 고금리를 지급해야 하는 사채 시장 등 비정규 시스템으로 향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 많은 사람은 경제활동의 지속력을 잃게 되고, 이는 기업, 그리고 국가 경제로 이어지는 경제시스템의 정상적인 흐름을 어렵게 한다.
최근 정부가 이러한 정책금융 본연의 목적에 부합하는 금융-고용 연계 방안을 내놓았다. 물론 현재에도 정부는 다양한 정책금융지원뿐만 아니라 금융교육, 취업지원 등 비금융지원들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정책의 효과를 평가하자면, 아쉬웠다. 통계에 따르면, 2023년까지 최근 4년간 근로자햇살론을 비롯한 금융지원 현황은 2020년 56만건·4조9294억원에서 2023년 105만건·7조1542억원으로 금액기준 약 45% 증가했다. 반면, 동일 기간 확정된 취업지원은 2911명에서 3207명으로 약 10% 증가했을 뿐이다. 그동안은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와 고용복지센터와의 별도 전산연계가 돼 있지 않아 정책금융 이용자로서는 양방향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았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기 위해 금융위원회와 고용노동부가 손을 잡았다. 두 부처의 절실함으로 금융-고용 연계 양방향 전산시스템이 마련되었고, 앞으로는 고용복지센터 방문자는 금융지원제도를,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방문자는 고용지원제도를 한 번의 방문으로 연계·안내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정책서민금융·채무조정 이용자 중 약 26만명이 고용지원제도를 안내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서민금융정책의 성공적인 성과 창출이 기대되는 부분은 지원자들의 노력을 신용평가 개선 요인이 되도록 연계했다는 점이다. 정책금융 지원자 중 취업지원제도에 참여하여 취업에 성공한 경우, 서민금융진흥원 신용평가모형에 가점 요인으로 반영되고, 햇살론 등 보증부대출상품의 보증료 인하 등의 혜택 도입은 저신용·저소득 취약계층의 경제활동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추진되는 금융-고용 연계 정책이 더욱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정부뿐만 아니라 금융회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금융회사들의 신용평가시스템에 정책지원자들의 소득 창출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는 최근 금융회사들이 추진하고 있는 ESG경영에의 참여 일환일 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의 실패영역을 정상화하는데 기여해야 할 시장 참여자의 책임이기도 하다.
또한, 정부는 이전보다 더 복잡해지거나 다양한 기능 탑재로 시스템의 운영이 원활하지 않은 등 이용자들의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용자들의 피드백에 귀 기울이고 적극적인 개선을 통해 앞으로 구축되는 서민금융종합플랫폼 상에 금융-고용 연계 기능이 잘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금융과 고용 연계 방안의 성과분석을 통해 정책 효과가 더 극대화될 수 있도록 환류시스템을 가동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새로운 정책금융 지원정책이 최종적으로 시장기능 정상화로 가는 옳고 좋은 정책 수단이라고 평가되는 방법이다.
정병묵 (honnez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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