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동티모르 대통령까지 만났는데...세한대 사건, 외교문제 비화 조짐

이준희 기자 2024. 2. 13.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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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한대는 김 교수를 통해 동티모르 대통령 등 정관계 고위직과 면담 기회를 마련한 뒤 동 티모르 학생들이 한국에서 학업과 취업을 병행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속여 대규모 유학생을 유치하려고 했다.

12일 세한대와 인력업체, 주동티모르 대사관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이승훈 세한대 총장과 대학 관계자들은 지난해 7월 동티모르를 방문해 조제 하무스오르타 동티모르 대통령과 마리아 페르난다 레이 동티모르 국회의장 등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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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한대-법무부 특별비자”…동티모르 대통령 면담 ‘허위 홍보’
동티모르 유학생 불법 입학·취업 사기 사건 외교문제 비화 조짐
이승훈 세한대 총장(왼쪽)이 조제 하무스오르타 동티모르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세한대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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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한대가 인력중개업체와 짜고 벌인 동티모르 유학생 불법 입학·취업 사기 사건에 직전 주동티모르 대사를 지낸 김아무개 교수의 현지 인맥이 적극적으로 활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세한대는 김 교수를 통해 동티모르 대통령 등 정관계 고위직과 면담 기회를 마련한 뒤 동 티모르 학생들이 한국에서 학업과 취업을 병행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속여 대규모 유학생을 유치하려고 했다. 주한 동티모르 대사관이 유학생 면담과 현장 확인 등에 나서면서 외교 문제로 비화할 조짐마저 보인다.

12일 세한대와 인력업체, 주동티모르 대사관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이승훈 세한대 총장과 대학 관계자들은 지난해 7월 동티모르를 방문해 조제 하무스오르타 동티모르 대통령과 마리아 페르난다 레이 동티모르 국회의장 등을 만났다. 이들은 대통령 면담에서 “동티모르 학생을 연간 500명 이상 받고 싶다. 학생들은 한국에서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할 수 있게 지방정부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았고, 법무부와도 특별비자 발급 계약을 맺었다”고 했다. 이 총장은 동티모르 국영 라디오에 출연해 대규모 장학금 지급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세한대의 말과 달리 한국에 온 동티모르 학생들은 입학 과정부터가 불법이었다. 법무부 지침상 입학허가서 발급을 위해서는 등록금 완납이 필수지만, 세한대는 학생들이 등록금을 완납하지 않았는데도 허위 입학허가서를 발급했다. 입학한 학생들은 인력업체를 통해 근로 허가도 받지 않은 채 전남 진도군의 전복 양식장 등에서 일했다. 동티모르 대통령과의 면담과 현지 언론 출연을 허위 사실 홍보의 장으로 활용한 셈이다.

지난해 7월10일 동티모르 대통령실에서 전직 동티모르 대사를 지낸 김아무개 세한대 교수(왼쪽부터), 이승훈 세한대 총장, 조제 하무스오르타 동티모르 대통령이 면담하고 있다. 세한대 누리집 갈무리

동티모르 대통령과의 면담과 현지 언론 인터뷰 등을 주선한 김 교수는 2020년 12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주동티모르 대사를 지내고 퇴임한 상태였다. 외교관 근무 이력을 민간 영리활동에 활용한 것이다. 이를 두고 주동티모르 대사관이 우려를 나타냈던 사실도 확인됐다. 대사관은 세한대가 동티모르 대통령 등과 접촉한 지난해 7월을 전후해 김 교수에게 ‘전직 대사의 유학생 모집 참여로 직원들이 괴로워한다’, ‘민간사업이 정부 공식 업무인 양 언론에 나오면 향후 외교 문제가 될 수 있다’, ‘인력업체가 개입된 점이 특히 우려스럽다’는 뜻을 수차례 전했다고 한다. 대사관은 유학생 모집에 참여한 인력업체에도 ‘검증되지 않은 유학생 모집 프로그램 홍보에 주재국 대통령이 활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 교수는 동티모르 학생들의 입국과 입학, 취업 과정 전반이 불법인 줄 몰랐다는 입장이다. 그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주동티모르 대사가 내게 우려를 표했던 것은 맞지만, 지금은 다 풀린 문제”라며 “대학에서 하는 일이니 문제가 없는 줄 알았다. 세한대와 인력업체가 준비한 일이고, 나는 아는 것이 없다”고 했다.

지난 9일 한겨레의 보도로 이 사건이 공론화되자 주한 동티모르 대사관은 공식적인 조사 착수를 검토하고 있다. 대사관 쪽은 학생들이 취업해 일하는 과정에서 노동환경의 열악함을 호소한 사실은 알았지만, 입국과 입학 과정부터 불법이었다는 사실은 몰랐다고 한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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