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인 성공 도전기] 부드럽고 고소한 쌀귀리, 가족 건강식 상품화 ‘성공’

이시내 기자 2024. 2. 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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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계에 퀴리 부인(프랑스 물리학자·화학자)이 있다면 농업계엔 '귀리부인'이 있다.

전남 영암군 신북면 행정리에서 쌀귀리 농사부터 가공·판매까지 다 하는 박정윤씨(35)가 그 주인공이다.

귀농 10년차, 귀리농사 6년차에 접어든 그는 화학비료나 약제를 사용하지 않고 쌀귀리를 안정적으로 재배하는 베테랑 농부가 됐다.

생산부터 가공까지, 박씨의 손을 거친 쌀귀리 제품은 현재 영암·무안·목포 등 로컬푸드직매장 7곳에서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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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귀리부인’ 브랜드 운영하는 박정윤씨 <전남 영암>
‘슈퍼푸드’ 경쟁력 있겠다 판단
농사부터 가공 제품까지 생산
‘꽃피당’ 체험장 열어 부수입도
전남 영암에서 쌀귀리를 재배하는 박정윤씨가 체험농장 ‘꽃피당’ 앞에서 쌀귀리 소포장 상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과학계에 퀴리 부인(프랑스 물리학자·화학자)이 있다면 농업계엔 ‘귀리부인’이 있다. 전남 영암군 신북면 행정리에서 쌀귀리 농사부터 가공·판매까지 다 하는 박정윤씨(35)가 그 주인공이다.

광주광역시에 있는 비료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2015년 고향인 영암으로 귀농한 박씨는 20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농업에 큰 뜻이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농사지으며 고생하는 모습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밤낮없이 농사를 지어도 어느 해엔 태풍 때문에 시설하우스가 무너지고, 또 어느 해엔 작황이 너무 좋아서 땅을 갈아엎었다. 그 모습을 보고 농사일만으론 돈을 벌기가 어렵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업을 운영하는 경영자의 관점에서 다시 보니, 같은 농산물이더라도 누가 어떻게 파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와 한국벤처농업대학에서 농학을 공부하며 귀농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고향으로 돌아온 박씨는 어떤 작물을 심을지 고민했다. 그 당시 당뇨병을 앓는 아버지를 위해 건강식품을 찾고 있었는데 귀리가 운명처럼 눈에 들어왔다. 귀리가 ‘세계 10대 슈퍼푸드’로 꼽힌다는 사실도, 속껍질 유무에 따라 겉귀리와 쌀귀리로 나뉜다는 사실도 그때 알았다. 부드럽고 고소한 쌀귀리에 매혹된 그는 쌀귀리가 건강식을 선호하는 트렌드에 적합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씨는 현재 2만3140㎡(7000평) 밭에서 ‘조양’ 쌀귀리를 연간 7t가량 생산하고 있다. 귀농 10년차, 귀리농사 6년차에 접어든 그는 화학비료나 약제를 사용하지 않고 쌀귀리를 안정적으로 재배하는 베테랑 농부가 됐다. 물론 쉽지만은 않았다. 농사일에 어느 정도 익숙해질 때쯤 물량을 늘렸다가 판매를 못한 적도 있었다.

박씨는 “로컬푸드직매장에 입점하기 위해 발품도 팔고 온라인 직거래도 했다”며 “전남도 청년농업인협동조합 지오쿱, 전국청년여성농업인협동조합 등에서 열심히 활동하며 판로를 개척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지금은 ‘영암귀리부인’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쌀귀리 소포장 상품(3㎏·1㎏·600g)을 비롯해 분말(400g)·셰이크(60g) 등 가공식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파우치 형태로 나와 물만 넣으면 흔들어 먹을 수 있는 셰이크는 아침 간편식으로 인기가 높다. 쌀귀리를 가공하는 경쟁업체 제품을 꼼꼼히 비교하고 분석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생산부터 가공까지, 박씨의 손을 거친 쌀귀리 제품은 현재 영암·무안·목포 등 로컬푸드직매장 7곳에서 판매되고 있다. 판로 확보에 힘쓴 결과, 박씨는 1인 사업자로서 연평균 1억원가량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22년에는 ‘꽃피당(꽃을 피우는 마당)’이라는 이름의 체험농장을 열었다.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체험농장에선 쿠키·피자 만들기, 고구마 수확 체험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데 지난해에만 3000명 넘게 방문했다.

박씨는 “건강한 먹거리 생산과 체험농장 활성화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라며 “고향 영암도 적극 홍보해 지역사회와 다 같이 상생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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