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천국과 지옥

이홍렬 기자 2024. 2. 13.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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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커제 九단 / 黑 신진서 九단

<제9보>(139~148)=LG배 본선 대국은 각자 3시간, 두 명 합해 6시간이 주어지는 긴 레이스다. 그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반전(反轉)이 이뤄지고 승부는 미궁을 헤맨다. 그러기를 반복하다 어느 순간 한 사람은 이기는 코스로, 또 한 사람은 패배의 길로 들어선다. 종국 후 돌아보면 그렇게 정해진 운명인 것 같다. 승착·패착에 대한 ‘선고’도 이때 이루어진다.

백이 △로 틀어막은 장면에서 이 판의 결정적 순간이 시작된다. 139가 침착했다. 이 수로 참고도 1~5면 좌하귀를 도려낼 수 있지만 12까지 될 경우 백의 역전 우세다. 막판 찾아온 위기에서 냉정을 되찾고 우세를 지켰으니 일단 승착 후보로 부족함이 없다. 뒤이어 놓인 140이 패착으로 규정됐다. 백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찾아온 기회를 차버린 혐의다.

140으론 ‘가’에 두어 ‘마’까지 부호순으로 밀어 중앙 흑집을 지우는 게 최선. 그랬더라면 아직 승패를 점칠 수 없는 형세였다는 결론이다. 상변을 튼튼히 처리한 덕분에 141의 절단이 통렬해졌다. 백은 148까지 근근이 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제는 고립된 좌변 대마의 안위도 신경 쓰인다. 139와 140 두 수가 천국행과 지옥행을 갈라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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