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드라마와 창작의 자유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본 드라마의 인물, 지명, 단체, 사건 등은 실제 사건과 무관하며 창작에 의한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 범죄나 정치 등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 오프닝에는 이런 자막이 꼭 나온다.
요즘 영화나 드라마가 논쟁에 휘말리는 사례가 많아서일 게다.
아무래도 보수 진영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놓고 문제 삼는 일이 잦다.
1000만명 넘는 국민이 보고 정치군인들에 분노한 영화 '서울의 봄'도 역사적 사건에 상상력을 더한 창작물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계는 진보주의적 풍조가 강하다. 시대를 한두 발짝 앞서 나가 창작하는 속성상 그럴 수 있다. 신화와 역사를 구현하거나 재해석한 작품을 내놓아서는 관객을 끌어모으기 쉽지 않다. 교리와 원칙을 강조하는 종교계가 대체로 보수적인 것과 비교된다. 동시대의 부조리와 모순을 꿰뚫어 보려면 사회에 대한 강한 비판 의식을 지닐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보수 진영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놓고 문제 삼는 일이 잦다. 보수 인사들은 ‘JSA’, ‘고지전’, ‘웰컴투동막골’, ‘괴물’, ‘설국열차’ 등에 좌편향 영화라는 꼬리표를 붙여 비판한다. 북한에 대한 무조건적인 인류애를 강조하거나 사회 계층 간 갈등을 부추기는 ‘좌파 코드’를 담고 있다는 주장이다. 박근혜정부 시절 제작된 ‘국제시장’, ‘연평해전’, ‘인천상륙작전’과 같은 영화는 보수 진영의 반격이나 다름없었다. 최근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보수층 호평 속에 예상 밖 흥행몰이 중이다.
진보 진영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드라마를 공격하는 일이 벌어졌다. 설 연휴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살인자ㅇ난감’의 빌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외모와 초밥 식사 장면, 죄수 번호, 딸 이름 ‘형수지’, 경동맥 언급 부분을 문제 삼는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과잉 반응이다. 1000만명 넘는 국민이 보고 정치군인들에 분노한 영화 ‘서울의 봄’도 역사적 사건에 상상력을 더한 창작물이다. 정치적 입장에 따른 해석은 관객 몫이지만 허구와 실재는 구분해야 한다. 창작의 자유는 진보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이지 않은가.
박희준 수석논설위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개월 시한부' 암투병 고백한 오은영의 대장암...원인과 예방법은? [건강+]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속도위반 1만9651번+신호위반 1236번… ‘과태료 전국 1위’는 얼마 낼까 [수민이가 궁금해요]
- '발열·오한·근육통' 감기 아니었네… 일주일만에 459명 당한 '이 병' 확산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