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제패한 코트디부아르, 역대급 ‘우승 드라마’

김세훈 기자 2024. 2. 12.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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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디부아르 세바스티안 알레(왼쪽)가 12일 코트디부아르 아비장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2023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아비장 | AFP연합뉴스
‘꼴찌’ 와일드카드, 16강 턱걸이
8강 연장서 극장골, 결승 역전승
암 수술 후 복귀한 공격수 알레
4강·결승전서 결승골로 영웅 돼

조별리그 1승2패. 대회 도중 감독 경질. ‘꼴찌’ 와일드카드로 16강 턱걸이. 16강 승부차기. 8강 연장. 조별리그에서 패배를 안긴 팀과의 결승에서 극적인 역전승. 위닝골의 주인공은 암을 극복한 지 겨우 1년 된 공격수.

코트디부아르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이 천신만고, 우여곡절 끝에 거짓말 같은 역전 드라마를 쓰며 아프리카 정상에 올랐다.

코트디부아르는 12일 코트디부아르 아비장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2023 아프리카 축구 국가대항전 네이션스컵 결승전에서 2-1로 역전승했다. 2015년 이후 9년 만에 정상을 탈환한 코트디부아르는 통산 3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반면 조별리그에서 코트디부아르에 1-0으로 승리하며 3전 전승으로 토너먼트에 오른 우승후보 나이지리아는 통산 5번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코트디부아르는 0-1로 뒤진 후반 17분 동점골을 넣었고 36분 역전골을 터뜨렸다. 결승골을 넣은 공격수 세바스티안 알레(29·도르트문트)는 4강전, 결승전에서 잇따라 결승골을 뽑아 영웅이 됐다. 장신(190㎝)인 알레는 2022년 7월 고환암 판정을 받아 2차례 수술과 4차례 항암 치료를 견디고 6개월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신발 아래쪽에 ‘FUCK CANCER’라고 쓰고 경기를 뛰기도 했다. 서남아시아 스포츠 매체 비인 스포츠는 “암 판정을 받은 뒤 599일 만에 국가의 영웅이 됐다”고 전했다. 프랑스 아버지, 코트디부아르 어머니 사이에서 프랑스에서 태어난 알레는 프랑스 연령별 국가대표로 뛰다가 2020년부터 코트디부아르 국가대표가 돼 25차례 A매치에서 9골을 기록 중이다. 9골 중 2골이 이번 대회에서 나왔다.

코트디부아르 우승은 ‘역대급’ 스토리다. 코트디부아르는 조별리그에서 나이지리아(0-1), 적도 기니(0-4)에 연달아 패했다. 1승2패로 조별리그 탈락 위기 속에서 조 3위 6개 팀 중 4위로 16강에 올랐다. 와일드카드 중 꼴찌였다. 코트디부아르는 적도 기니전 완패 후 장 루이 가세 감독을 경질했고 소방수 감독을 찾지 못한 채 에메르스 파에 코치 체제로 토너먼트에 들어갔다.

코트디부아르는 16강 세네갈전에서 후반 막판 동점골을 넣은 뒤 연장전에 이어 승부차기에서 이겼다. 말리와의 8강전에서도 후반 45분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연장 후반 인저리타임 극장골로 웃었다.

dpa 통신은 “다시 살아난 코끼리들(코트디부아르 대표팀 별명)이 파에 코치가 팀을 이끈 뒤 좀비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전했다. 파에 코치는 결승전 직후 “대회 초반 우리는 팀도 아니었다”며 “우리가 그동안 잘못한 걸 모두 바꿔야 했다”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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