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맞설 전문가 출신 초점 친명계도 다수… 파격인사 없어 [심층기획-22대 총선 인재영입戰 중간평가]

구윤모 2024. 2. 1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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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경찰국 신설 반기 류삼영·이지은
2년 전 청년 인재 영입 김용만 등
현재까지 17명 영입 평균 53.1세
일각 “데려올 사람 거의 고갈” 지적
당 안팎 선 ‘인재 우려먹기’ 비판도

더불어민주당은 12일까지 17명의 국회의원 총선거 영입 인재를 발표했다. 국민의힘이 인지도 높은 인사들을 대거 영입하는 행보와는 다르게 눈에 띄는 파격 인사는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윤석열정부에 맞설 각 분야 전문가 영입에 초점을 맞춘 가운데 ‘친명(친이재명)계’ 인물이 다수 포함돼 당 안팎에서는 ‘재탕 인사’ 비판도 나온다.

민주당이 영입을 발표한 인사는 △1호 박지혜 변호사 △2호 이재성 전 엔씨소프트 전무이사 △3호 류삼영 전 총경 △4호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 △5호 강청희 전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6호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7호 전은수 변호사 △8호 김용만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 △9호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 △10호 김남근 변호사 △11호 이지은 전 총경 △12호 백승아 전 교사 △13호 이훈기 전 OBS 기자 △14호 노종면 전 YTN 기자 △15호 신용한 전 서원대 교수 △16호 이재관 전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장 △17호 김제선 희망제작소 이사 등 17인이다. 직군별로는 변호사가 3명으로 가장 많다. 경찰과 기업인, 언론인이 각 2명으로 뒤를 이었다. 전체 평균 연령은 53.1세다. 20대는 없으며 30대가 2명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당 지도부가 지난 4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를 찾아 오찬을 함께하며 환담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민주당이 이번 총선을 윤석열정부 중간심판으로 규정한 만큼 가장 두드러지는 영입 기조는 ‘반윤(반윤석열)’이다. 류삼영·이지은 전 총경은 윤석열정부의 경찰국 신설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던 인물이다. 이들은 전국 경찰서장(총경)회의 소집을 주도한 뒤 좌천성 인사를 당한 후 제복을 벗었다. 이 전 총경은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알리기 위해 현직 검사를 상대로 1인 시위에 나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들은 윤석열정부가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며 수사기관 개혁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른 인사들도 자신의 분야와 관련해 윤석열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것으로 정치 입문 일성을 던졌다. 박지혜 변호사는 “윤석열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는 뒷전이고 원전 확대에만 골몰해 태양광·풍력산업이 축소되고 산업 공동화가 발생하고 있는 현 사태를 바로잡고 싶다”고 밝혔다. 황정아 박사와 이재성 전 전무는 윤석열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한목소리로 성토했고, 박선원 전 차장은 “무능외교, 망언외교, 안보불안의 집약판”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명박 정권 해직기자 1호인 노종면 전 기자와 이훈기 전 기자는 윤석열정부의 언론장악·탄압에 맞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영입 인사 중엔 이 대표와 인연이 있는 친명계 인사들도 다수 눈에 띈다. 일부 인사들은 이미 지난 대선을 앞두고 영입돼 당시 이재명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당 안팎에서 ‘인재 우려먹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2022년 청년 인재로 영입됐던 김용만 이사가 대표적이다. 김 이사는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역사정명특별위원회 위원장, 대선 이후엔 역사정의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이재관 전 위원장은 당시 선대위 총괄특보단 정무특보로 활동했고, 같은 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천안시장에 도전했다가 낙선했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서 활동한 김남근 변호사는 ‘이재명표 민생기구’인 민주당 민생연석회의 공동의장(민간 대표)을 맡아 정책 협업을 해왔다. 그는 과거 ‘이재명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에도 이름을 올린 이력이 있다. 김제선 이사의 경우 시민사회활동을 하며 이 대표와 친분을 쌓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임하던 당시 경기도 평생교육진흥원장을 역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주당 의원은 “애초에 당대표가 인재위원장을 맡은 것 자체가 판단 착오다.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본인이 취사선택하는 방식으로 해야 했다”며 “데려올 인재가 거의 고갈되다 보니 인재 아닌 인재 영입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상당수는 지역구 출마를 준비 중이다. 강청희 전 부회장은 서울 강남을, 전은수 변호사는 울산 남구갑, 이재성 전 전무는 부산 사하을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류삼영 전 총경과 공영운 전 사장은 수도권 출마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용만 이사와 박지혜 변호사는 각각 서울 서대문갑, 경기 북부 지역구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백승아 전 교사는 비례대표 공천이 확정됐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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