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가스 중독’ 사망사고, 안전관리는 서류뿐이었나

장현은 기자 2024. 2. 12. 19: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현대제철 인천 공장에서 지난 6일 30대 하청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간 집단 독성가스 중독 사고와 관련해, 유해 화학물질을 다루는 노동자에게 일반 방진마스크 정도만 지급된 데다 가스 농도 측정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현대제철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에 대해 12일 "회사가 작성한 안전작업허가서 등 보고서에 있는 가스 농도 측정 주기, 밀폐 공간 환풍, 개인 방호 장비 착용 등이 모두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하청 노동자 1명 사망 등 7명 피해
노조 “작업허가서 모두 안지켜”
작업 중 노동자 1명이 숨진 현대제철 인천공장 내 폐수 처리장. 인천소방본부 제공

현대제철 인천 공장에서 지난 6일 30대 하청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간 집단 독성가스 중독 사고와 관련해, 유해 화학물질을 다루는 노동자에게 일반 방진마스크 정도만 지급된 데다 가스 농도 측정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회사의 안전 관리가 서류로만 존재했을 뿐 실제론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현대제철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에 대해 12일 “회사가 작성한 안전작업허가서 등 보고서에 있는 가스 농도 측정 주기, 밀폐 공간 환풍, 개인 방호 장비 착용 등이 모두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안전작업허가서(허가서)는 회사가 지정한 안전관리자가 현장의 안전 상태와 조처들을 확인한 뒤 최종적으로 작업을 허가하는 내용의 문서로, 실제 작업 또한 그 지시대로 이뤄져야 한다.

현대제철 인천공장 폐수처리장 수조에선 지난 6일 7명의 노동자가 독성가스 중독으로 쓰러져 하청업체 소속 ㄱ(34)씨가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가 난 폐수처리장은 철강 제조 등에 사용된 불산 같은 유해 화학물질을 1차 처리해 반출하는 곳이다. 사고가 난 폐수처리장은 4개월째 운영이 중단된 상태로, 노동자들은 청소 작업을 하던 중 의식 저하와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해 화학물질을 다루는 작업인 만큼 허가서에는 산업안전보건법 기준을 따른 안전조처가 적혔다. 가령 ‘유해가스에 의한 질식’을 당일 작업의 위험요인으로 보고 ‘배풍기 설치 및 30분 단위 가스측정기 측정’이라는 안전조치 사항이 기재됐다. 하지만 실제 작업 내용을 기록한 ‘일일안전작업점검표’를 보면 사고 당일 오전 8시30분 한차례 가스 측정 뒤 사고 발생 때(오전 10시51분)까지 추가적인 점검은 없었다. 안전조처가 서류로만 존재했던 셈이다.

또 허가서에는 보호장비 가운데 ‘공기호흡기’(깨끗한 공기를 주입하는 기구)가 안전보호구로 적혔지만, 실제 노동자들은 공기호흡기는 물론 방독마스크도 없이 먼지를 걸러내는 방진마스크만 쓴 채 일했다는 게 노조 쪽 주장이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밀폐공간에서 작업하는 경우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고, 적정공기가 유지되고 있지 않은 경우 환기를 시키거나 근로자에게 공기호흡기 등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정춘호 금속노조 인천지부 교육선전국장은 “폐회로티브이(CCTV) 등을 보면 노동자들은 공기호흡기나 방독마스크를 착용하지 못한 채 일했고, 이를 확인해야 할 안전관리자가 현장에 있지도 않았다”며 “서류에 적힌 기본적인 안전조처만 했어도 인명 사고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쪽은 노조 주장에 대해 한겨레에 “지금 단계에서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회사의 잘잘못에 대해서는 조사가 이뤄진 뒤 판단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