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파키스탄 칸 前총리 지지자들 선거 조작 의혹 시위
파키스탄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1일 연방하원의원 선거 결과를 발표했으나 임란 칸 전 총리 지지자들은 선거 조작 의혹이 있다며 항의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dpa와 신화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선관위는 지난 8일 실시된 선거에서 임란 칸 전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정의운동(PTI) 출신 무소속 후보 진영이 101석을 차지했다고 최종 개표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칸 전 총리가 이끄는 PTI측은 당국이 인터넷 문제를 이유로 개표 집계를 지연하는 방식 등으로 투표 결과를 조작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선관위는 이날 전체 연방하원 266개 지역구(의석) 가운데 후보 사망으로 투표가 연기된 곳 등을 제외한 262개에 대한 개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PTI 소속 무소속 후보들에 이어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의 파키스탄무슬림연맹-나와즈(PML-N)가 75석,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 전 외교장관이 총재로 있는 파키스탄인민당(PPP)이 54석을 차지했습니다. 이밖에 파키스탄 최대 도시 카라치에 기반을 둔 무타히다 카우미 운동(MQM)이 17석을 획득하는 등 몇몇 소수 정당들도 총 20석을 차지했습니다. 여성 및 소수 종교자 몫으로 배정된 비례대표 70석은 지역구 선거에서 5% 이상을 득표한 정당들이 득표율에 따라 배분받게 돼 있어, PML-N은 의석을 더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그럼에도 PTI 소속 무소속 진영을 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번 총선의 특징은 임란 칸 전 총리가 여전히 파키스탄 대중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입니다. 군부와 군부 영향권의 현 정부가 임란 칸 전 총리를 부패혐의로 투옥시킨 가운데 총선이 치러졌습니다. 그에 따라 그가 이끄는 PTI는 후보를 낼 수 없어서 무소속으로 입후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PTI가 100석이 넘는 의석을 차지해 지역구에서는 압도적 1위 정당이 됐습니다.
어느 정당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연정은 불가피합니다. 외신에 따르면 PML-N을 이끄는 샤리프 전 총리는 비례의석 확보를 전제로 자신의 정당이 제1당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를 근거로 일찌감치 다른 정당과 연립정부 구성 협상에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칸 전 총리도 총선 승리를 선언하며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PML-N과 칸 전 총리 측은 연립정부 구성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총선의 공정성에 의혹을 제기하는 항위 시위가 임란 칸 전 총리 지지자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습니다. PTI당은 당원들과 지지자들에게 선거결과 발표가 보류되고 지연되고 있는 선거구의 투표소 밖에서 시위를 벌일 것을 촉구했습니다. 수도 이슬라마바드는 경찰이 불법 집회 및 활동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조치했습니다. 시위는 최근 며칠간 개표가 지연되는 동안 계속됐습니다. 수천 명의 분노한 시위대가 여러 도시의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경찰 진압대와 충돌해 여러 명이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군부의 동향이 관심사입니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파키스탄의 70여년 현대사에서 거의 절반인 30년 동안 군부가 통치한 전력이 있습니다. 이번 총선 결과 혼란 속에서도 군부는 안정과 평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군부는 PML-N과 가깝습니다. 만약 연정 구성이 오래 걸리고 시위가 장기화될 경우 군부가 개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파키스탄 정국 분석은 두 가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나는 가장 현실성 높은 시나리오로서 임란 칸 전 총리의 PTI를 제외한 모든 정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가능성이 좀 낮지만 PTI와 파키스탄인민당(PPP)이 손을 잡는 시나리오입니다. 이 경우 임란 칸 전 총리가 조기 석방되고 그가 배후에서 파키스탄 정국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독자 노선을 추구하는 칸 전 총리가 파키스탄을 이끌게 되면 미국의 서남아시아 경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집니다. 이규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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