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트먼 '최대 9천조원' 전무후무 펀딩… 반도체 재편 큰 그림
UAE·대만 TSMC 등 접촉 심혈
매출 전망치 7배 넘는 투자 계획
자금 조달·美 정부 승인 등 관건
'핵심' G42 中 자산 매각 청신호
■올트먼 5조~7조달러 자본 조성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트먼은 5조~7조달러(약 6600조~9300조원) 자본을 조성해 반도체 생산설비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트먼은 아랍 석유부국 UAE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그는 UAE 대통령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히얀의 형제이자 아부다비 국부펀드 회장인 셰이크 타눈 빈 자예드 알 나히얀에게 공을 들이고 있다. 한 소식통은 미 정부가 승인한다면 UAE 정부가 올트먼의 반도체 계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올트먼은 아울러 일본 소프트뱅크 CEO인 손정의 회장, 또 대만 TSMC를 비롯한 반도체 설비 업체들과도 접촉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올트먼은 TSMC와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수년 안에 10여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기를 원한다면서 중동 투자자들에게서 자금을 확보해 TSMC가 반도체 공장을 짓고 운영하기를 원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자금 조달·미 정부 승인 등 난관
그러나 올트먼의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알 수 없다. 그가 추진하는 반도체 설비 규모는 현재 전세계 반도체 산업 규모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전세계 반도체 매출은 5270억달러, 2030년이 돼도 1조달러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 매출 전망치의 최대 7배를 들여 설비를 짓는다는 계획을 투자자들이 선뜻 받아들일지 알 수 없다. 올트먼이 추진하는 최대 7조달러 자본조달은 지난해 미 회사채 발행 규모 1조4400억달러의 5배에 육박하고 세계 양대 최고 시가총액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 시총 합계인 약 6조달러도 웃도는 수준이다.
올트먼의 계획은 아울러 미국 정부 승인도 필요로 한다. 미국이 반도체를 전략적 정책 우선 순위로 끌어올리면서 반도체 산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때문에 올트먼은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과 이 문제를 논의했다. 미 정부 승인을 받는다고 해도 난관이 수두룩하다. 미 정부가 이 계획을 승인한다면 반도체 공장을 미국에 짓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 가능성이 높고, 이럴 경우 공장건설 자체가 계획과 달리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TSMC도 숙련직 부족과 비용 부담으로 인해 400억달러짜리 애리조나주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또 UAE가 자본을 대는 것에도 정부가 반대할 가능성 역시 있다.
■계획 핵심인 G42는 중국 자산 매각
한편 UAE의 AI 업체 G42가 틱톡 모기업 바이트댄스 지분을 비롯해 보유 중이던 중국 자산들을 매각했다. 중국과 연계를 끊어 미국 파트너들의 신뢰를 강화하기 위한 행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 올트먼과 접촉 중인 G42가 중국 투자 회수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G42 산하의 100억달러 규모 기술투자펀드인 42X펀드는 중국 베이징에 본사가 있는 바이트댄스 지분을 포함해 중국내 투자를 모두 회수했다.
G42 샤오펑 CEO는 지난해 12월 FT와 인터뷰에서 G42가 미중 양국과 동시에 함께 일할 수는 없다면서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하드웨어 공급업체들과 관계를 잘라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G42는 오픈AI 샘 올트먼 CEO가 최대 7조달러짜리 반도체 공장을 짓는 계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올트먼의 반도체 공장 계획이 실현되기 위한 전제조건 가운데 하나가 UAE의 대규모 자본조달을 미국 정부가 승인할지 여부이고 이 자본조달 핵심 가운데 하나가 바로 G42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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