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쇄 풀린 실·국장급 기구… 경기도, 조직 정비 분주
기구 수 상한 폐지 다음 달 시행
수요·사업 경중 따라 ‘인력 배치’
지방자치단체가 실·국장급 기구의 수와 규모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다음 달 시행되면서 경기도가 내부 조직 정비에 분주한 모양새다.
도 추진 사업 규모, 도민 행정 수요에 따라 인력을 효율적으로 증감하도록 한 것이 개정안의 핵심인데, 공무원 총원 증대는 여전히 제한되면서 신중한 재구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12일 경기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 기준 등에 관한 규정’ 입법 예고를 마치고 다음 달 시행을 예정했다. 개정안은 도 기준 20~22개로 명시됐던 실·국장급 기구 수 상한을 폐지한 게 골자다.
또 특정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행안부와 협의를 거쳐 설치하는 국장급 한시 기구도 별도의 협의 없이 지자체 판단에 따라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개정안 시행이 예정되면서 도는 크고 작은 실국장급 기구 조직 개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기존 18개 국에서 규모, 숫자 제한에 얽매이지 않고 행정 수요와 사업 경중에 따라 인력을 배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는 이번 개정안에서 지자체별 공무원 채용 상한을 정하고 위반 시 지방교부세 삭감 등 페널티를 적용하는 ‘기준 인건비’ 지표는 완화하지 않았다.
이날 기준 도 공무원 정원은 1만6천243명(일반·복지직 4천748명, 소방직 1만1천495명), 인건비는 4천872억8천만원이다. 이를 넘기지 않는 범위에서 조직 개편 및 효율화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도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지자체가 조직 자율성을 키우는 데에 의미가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개편안이 도출되진 않았지만, 사업·행정 수요가 높은 실·국 정원을 늘리거나 추가 국 단위 기구를 설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 사이에서는 공직 운영 효율성을 위한 제도가 특정 조직 편중 현상으로 치닫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진세혁 평택대 국제무역행정학과 교수는 “공무원을 더 이상 증원하지 않겠다는 정부 기조에 따라 한정된 인원을 조직 효율화에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특정 실·국이 비대해진다면 내부 불만이 생길 수 있는 만큼, 합리적이고 유연한 조직 개편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용규 기자 pyk120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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