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춘·마약 판치더니 … 구글·메타가 들어섰다

서찬동 선임기자(bozzang@mk.co.kr), 이승훈 특파원(thoth@mk.co.kr), 이희수 기자(lee.heesoo@mk.co.kr) 2024. 2. 1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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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킹스크로스역 일대는 유럽 전역을 연결하는 광역화 정책의 최대 수혜지다.

한지혜 서울연구원 박사는 "킹스크로스에 대한 개발 논의가 세인트판크라스역의 유로스타 출발지 지정으로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지금이 서울역·용산역 등 GTX가 추가로 지나가게 될 서울시내 주요 역 주변을 활성화할 개발 프로젝트를 논의하기에 적합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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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가 킹스크로스역의 반전
인근 유로스타 출발역 지정에
유럽 최대 도심 재개발 이뤄져
낡고 범죄 난무하던 뒷골목이
첨단 비즈니스 허브로 재탄생

◆ 5·5·5 담대한 도전 ◆

영국 런던 킹스크로스역 일대 업무지구에 들어선 세계적 기업 구글 사무실 전경.

영국 런던 킹스크로스역 일대는 유럽 전역을 연결하는 광역화 정책의 최대 수혜지다. 유라시아 철도 '유로스타'의 출발역이 생긴 후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로 도심 재개발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런던의 악명 높은 슬럼가였던 이 지역은 첨단기업이 줄지어 찾는 비즈니스 허브로 천지개벽했다. 대영제국 시대인 1850년 건립된 킹스크로스역은 한때 산업혁명을 상징하는 물류·운송 중심지였지만 제조업 쇠퇴 등으로 1970년대에는 마약과 매춘, 범죄가 난무하는 런던의 대표적인 낙후 지역으로 전락했다.

오랜 암흑기는 1996년 킹스크로스역 바로 옆에 있는 세인트판크라스역이 유로스타 출발지로 결정되며 끝이 났다. 유럽과 런던 도심이 연결되는 만큼 역세권 재개발 사업도 급물살을 탔다. 2006년에는 30억파운드(약 4조2000억원)가량을 투입해 킹스크로스역 일대 27만㎡ 용지를 복합 개발하는 마스터플랜이 나왔고 이듬해 착공에 들어갔다. 18년이 지난 지금 이곳은 업무·주거·상업·문화·교육시설이 어우러진 활력 넘치는 도시로 변했다.

지난 1일 찾은 킹스크로스역은 주변 업무지구로 출근하기 위한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인근 카페 직원은 "영화 해리포터에서 이 지역이 마법학교 호그와트로 가는 승강장이 있는 곳으로 소개돼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지하로 연결된 통로를 따라 세인트판크라스역으로 향하는 길에는 상업시설이 꽉 차 있었다. 고풍스러운 성당 모습의 역 상부는 호텔로 쓰였다. 호텔 옆에는 런던도서관이 자리해 학생들이 삼삼오오 방문했다. 역사 북쪽에는 구글·메타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오피스 건물이 들어서 있다.

업무지구를 지나면 리젠트 운하와 드넓은 그래너리 광장이 펼쳐진다. 광장 양옆에는 1850년대 물품 하차장이었던 그래너리 빌딩과 석탄창고였던 콜 드롭스 야드가 있다. 이곳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토머스 헤더윅이 오래된 창고를 보존하며 리모델링해 첨단 복합쇼핑몰로 변신했다. 두 개의 지붕을 엿가락처럼 늘여 양측 처마 끝이 접점으로 만나는 일명 키스하는 지붕 디자인으로 관광 명소가 됐다.

맞은편 그래너리 빌딩도 1852년 물품 하차장이었던 모습을 간직하고 있지만 내부는 리모델링해 영국 최고 예술대학인 런던예술대(UAL) 센트럴 세인트 마틴 캠퍼스로 바뀌었다.

킹스크로스역 일대 개발은 현재 진행형이다. 주변 업무시설과 배후 주거시설을 짓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곳은 기존 건물 보존 때문에 제한적으로 개발됐던 서울 구도심 역세권 지역의 창조적 대안으로 주목된다.

한지혜 서울연구원 박사는 "킹스크로스에 대한 개발 논의가 세인트판크라스역의 유로스타 출발지 지정으로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지금이 서울역·용산역 등 GTX가 추가로 지나가게 될 서울시내 주요 역 주변을 활성화할 개발 프로젝트를 논의하기에 적합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특별취재팀=서찬동 기자(오사카) / 이승훈 기자(도쿄) / 이희수 기자(런던·맨체스터) / 손동우 기자(서울) / 박동민 기자(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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