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 오륜마크 보며 역영 … 김우민, 파리 金 청신호
박태환 이후 13년만에 우승
4주간 240㎞ 호주 강훈련 후
3분42초71 … 기량 급성장해
다이빙 김수지·이재경 銅 2개
역대 韓 최다 메달 기록 새역사
처음부터 힘차게 물살을 갈라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김우민이 카타르 도하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수영의 새로운 역사를 쓰면서 파리올림픽 전망을 환하게 밝혔다.
김우민은 12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2024 국제수영연맹 세계선수권대회 경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71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자신의 이 종목 최고기록(3분43초92)을 1초21 앞당긴 김우민은 일라이자 위닝턴(호주·3분42초86)을 0.15초 차로 제치고 개인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금메달로 김우민은 2007년 멜버른 대회와 2011년 상하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박태환 이후 13년 만에 세계수영선수권 금메달을 딴 선수로 기록됐다. 김우민의 금메달로 한국 수영은 단일 세계선수권 대회 최다 메달 기록을 새로 썼다. 앞서 다이빙에서 김수지가 여자 3m 스프링보드, 김수지·이재경이 혼성 싱크로 3m 스프링보드에서 따낸 동메달 2개를 더해 총 3개 메달을 획득해 2007년 멜버른 대회 기록(2개)을 넘었다.
김우민은 경기 후 "우승까지 예상하지 못했다.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었는데도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우민은 이달 초까지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황선우, 이호준, 이유연, 양재훈과 함께 4주 전지훈련을 소화했다. 훈련 강도가 셌다. 1주일에 총 60㎞ 물살을 갈랐고, 세 차례 고강도 근력 운동과 서킷 트레이닝까지 더했다.
4주 동안 총 240㎞나 물살을 가른 강훈련 직후 곧장 세계선수권에 나섰다. 피로가 덜 풀린 상황이었지만, 훈련 효과는 경기력에 뚜렷하게 나타났다. 예선 전체 3위로 통과한 김우민은 결승에서 초반부터 치고 나가는 전략으로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특히 300m 지점까지는 세계 기록을 1초 이상 앞당길 만큼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2위로 들어온 위닝턴이 맹추격했지만, 멀찌감치 앞서 있던 김우민은 그대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고서 환하게 웃었다.
이번 세계선수권이 파리올림픽을 5개월여 앞두고 치른 '올림픽 전초전' 격 무대여서 금메달의 의미는 더 남달랐다. 올림픽을 앞두고 체력 안배를 위해 강자들이 나서지 않은 다른 종목과 달리 자유형 남자 400m는 세계 최고 선수들이 대부분 출전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땄던 새뮤얼 쇼트(호주)를 제외하고는 2~4위에 올랐던 아메드 하프나우위(튀니지), 루카스 마르텐스(독일), 길례르미 코스타(브라질) 등이 모두 나섰다. 이번 대회 최고 격전지로 꼽혔던 자유형 400m에서 김우민이 기선 제압을 했다.
김우민은 매년 자신을 넘고 있다.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때 6위에 올랐을 당시, 그의 기록은 3분45초87이었다. 이어 지난해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3분43초92를 기록해 5위에 올랐고, 이번 대회에서 이보다 1초 이상 더 앞당겨 세계 최정상에 올랐다.
김우민의 최종 목표는 파리올림픽 금메달. 그는 2020 도쿄올림픽 직후 왼 손목에 새긴 오륜 마크를 보면서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키워 갔다. 김우민은 최근 매일경제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수영할 때 팔을 뻗으면 보이는 오륜마크를 보면서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목표 기록도 뚜렷하다. 3분41초대로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다. 김우민은 "세계선수권보다 더 큰 무대인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을 목표로 삼고 열심히 훈련하겠다. (이번 금메달이) 파리올림픽을 준비하는 데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김우민은 내친김에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추가 메달을 노린다. 13일 자유형 800m, 16일 남자 계영 800m에도 출전한다. 특히 계영 800m는 한국 수영이 세계선수권, 올림픽 첫 메달을 노리며 공들였던 종목이어서 결과에 더욱 눈길이 쏠린다. 한편 남자 접영 50m에 도전한 백인철은 대회 준결승에서 23초24로 8위에 올라 한국 수영 사상 최초로 이 종목 결승에 올랐다. 중국 수영 간판 판잔러는 계영 400m 결승에서 첫 영자로 나서 46초80을 기록해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가 보유한 남자 자유형 100m 세계기록(46초86)을 갈아치워 이번 대회 첫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김지한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한국서 2주간 5조원 쓸어담았다…외국인 ‘최애’ 저PBR 종목은 - 매일경제
- “정말 괘씸, 정몽규 화상통화로 해임통보하라”…홍준표, 오자마자 미국행 클린스만 직격 - 매
- “한곳도 아닌 세곳서 돈 빌려, 돌려막기 하다 결국 연체”…‘빚 굴레 갇힌’ 다중채무자 역대
- 올해 한달새 3만4천명 해고…“인공지능에 돈 쏟아붓더니, 우려가 현실로” - 매일경제
- ‘벚꽃 배당’도 반가운데 ‘더블 배당’까지…금융주 배당 막차 타려면? - 매일경제
- 압도적 1등인데 공모가가 겨우…설 직후 대박 노리는 공모주 슈퍼위크 - 매일경제
- 보조금 3000만원 이상 쏜다…넥쏘 ‘반값’에 사세요 - 매일경제
- 의사들 파업 예고에…대못 박은 대통령실 “의대 증원, 돌이킬 수 없다” - 매일경제
- 옷 찢어진채 급류 휩쓸린 여성, 100m 따라가 구했다…교통 정리하던 두 청년 경찰의 용기 [우리사
- “준비를 많이 해왔다” 고우석 지켜본 ‘코리안 특급’의 특급 칭찬 [현장인터뷰]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