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産 퍼트의 신’ 테일러, 네 홀 남기고 3타 열세 뒤집었다

양준호 기자 입력 2024. 2. 12. 17:00 수정 2024. 2. 12.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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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퍼트 잘하는 선수는 차고 넘치지만 '퍼트의 신' 최신 목록에 이 선수의 이름을 빼놓으면 얘기가 안 될 것 같다.

지난해 6월 캐나다 오픈 때 4차 연장에서 22m 이글 퍼트를 넣었던 테일러는 12일(한국 시간) 끝난 피닉스 오픈에서는 마지막 6개 홀에서 버디 5개를 쓸어 담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트로피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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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인기 대회 피닉스 오픈 2차 연장 우승
18번 홀서 버디-버디-버디로 통산 4승 포효
퍼트로만 9타 이득, “내가 생각해도 미쳤다”
지난해 캐나다 오픈선 22m 이글로 우승도
집게 그립 몸에 익힌 뒤로 약점이 강점 돼
닉 테일러가 12일 피닉스 오픈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우승을 결정짓는 버디 퍼트를 넣으며 포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서울경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퍼트 잘하는 선수는 차고 넘치지만 ‘퍼트의 신’ 최신 목록에 이 선수의 이름을 빼놓으면 얘기가 안 될 것 같다. 닉 테일러(36·캐나다)다.

지난해 6월 캐나다 오픈 때 4차 연장에서 22m 이글 퍼트를 넣었던 테일러는 12일(한국 시간) 끝난 피닉스 오픈에서는 마지막 6개 홀에서 버디 5개를 쓸어 담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트로피를 들었다. 8개월 전 캐나다 선수로 69년 만의 캐나다 오픈 제패라는 기록을 쓴 데 이어 이번에는 캐나다 선수로 56년 만의 피닉스 오픈 우승 기록을 남겼다. 시끄러운 응원도 허용하는 피닉스 오픈은 하루 최대 20만 명 이상이 찾는 최고 인기 골프 대회다.

테일러는 이날 미국 애리조나주 TPC 스코츠데일(파71)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만 6개를 잡아 최종 합계 21언더파 263타로 찰리 호프먼(미국)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 끝에 이겼다. 18번 홀(파4)에서 치른 연장에서 1차는 버디-버디로 비겼고 2차에서 3.5m 버디 퍼트를 넣어 158만 4000달러(약 21억 1000만 원)를 거머쥐었다.

악천후로 대회가 여러 차례 중단되면서 선수들은 이날 3라운드 잔여 경기와 4라운드를 한꺼번에 치러야 했다. 테일러는 잔여 12개 홀과 4라운드 18홀, 연장 두 홀까지 하루에 32홀 마라톤을 뛰었다.

3라운드 후반 9홀에 버디 4개를 뽑아 공동 선두에 오른 테일러는 10분 휴식 뒤 4라운드를 맞았다. 네 홀 남기고 앞 조 호프먼에게 3타 차까지 뒤졌지만 15·16번 짧은 버디와 18번 홀 3m 가까운 버디로 호프먼을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에서도 4.5m와 3.5m 버디를 놓치지 않았다. 정규 라운드 마지막 홀부터 100% 성공률이다.

테일러는 쇼트게임 코치의 조언에 1년여 전부터 집게 그립으로 퍼트를 한다. 오른손을 왼손 아래에 둔, 붓을 쥐는 형태의 그립이다. 약점이던 퍼트가 이후 누구나 부러워하는 강점이 됐다. 2014년 첫 우승 뒤 2승까지 5년여를 기다려야 했지만 이번 4승은 3승 뒤 불과 8개월 만에 찾아왔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2타 차로 준우승했던 아쉬움도 깨끗이 씻었다.

집게 그립 퍼트를 연마해 인생을 바꾼 닉 테일러. AP연합뉴스

테일러는 이번 대회 퍼트로 얻은 이득이 무려 8.94타다. 1라운드에 퍼트를 앞세워 60타를 치는 등 나흘간 퍼트 성공 누적 거리가 139m다. 테일러는 “내가 생각해도 내 퍼트는 좀 미쳤다”고 놀라워하며 “꿈 같은 마무리였다”고 했다.

이 대회 3연패를 노렸던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샘 번스(미국)와 함께 18언더파 공동 3위로 마쳤다.

4타를 줄인 김시우가 한국 선수 중 최고인 공동 12위(12언더파)에 올랐다. 김주형은 10언더파 공동 17위, 김성현은 8언더파 공동 28위다.

구름 갤러리의 고성과 야유로 악명 높은 애리조나주 TPC 스코츠데일 16번 홀. AFP연합뉴스

이번 대회는 스타디움 형태의 대형 관중석에서 갤러리가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나 대회장 내 술 판매가 중단되는 등 유난히 ‘사건·사고’가 많았다. 갤러리와 선수가 충돌하는 장면도 곳곳에서 벌어졌다. 지난해 라이더컵에서 미국팀 단장을 맡았던 잭 존슨(미국)은 페어웨이로 이동하다 관중 쪽으로 다가가 “더는 못 참겠다. 제발 입 좀 닫아 달라”고 소리쳤고 통산 7승의 빌리 호셜(미국)은 동반 선수가 스윙 동작에 들어갔는데도 장난스러운 말소리가 잦아들지 않자 “샷 하는데 그러는 것은 좀 아니지 않느냐”며 짜증을 냈다. 15일부터 시작되는 다음 대회는 타이거 우즈(미국)의 복귀전으로 관심을 받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이다.

우승 트로피를 든 닉 테일러. AFP연합뉴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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