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울음’ 주는 중국, ‘용의 해’ 출생률 반등 가능할까

이종섭 기자 2024. 2. 1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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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춘제(설) 연휴인 12일 베이징의 한 사원에 설치된 용 모양 장식 앞에서 한 여성이 사진을 찍고 있다. AFP연합뉴스

2년 연속 신생아 수가 1000만명을 밑돌며 인구 감소가 시작된 중국에서 올해 ‘용의 해’를 맞아 출생률 반등에 대한 기대가 나온다. 용을 상서로운 동물로 여기는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용의 해에 출생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13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전문가들은 용띠 해 출산에 대한 문화적 선호로 인해 줄어들던 신생아 수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출산 회복과 정부의 지원 정책도 출생률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중국인구학회 부회장인 위안신 난카이대 교수는 “중국 문화에서는 12간지 중에서도 용을 특별히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지난해에는 연초까지 이어진 코로나19 물결로 출산이 지연된 측면이 있지만 올해는 포스트 팬데믹 영향으로 출산이 회복될 것이며 정부 지원책 또한 출산을 장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에서는 실제 용의 해에 신생아 수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직전 용띠 해인 2012년에도 베이비 붐이 일었으며 앞선 용의 해에도 중국 본토 뿐 아니라 대만 등에서 유사한 현상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많은 부부들이 지난해부터 일찌감치 용의 해 출산을 계획해 왔다며 정확히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신생아 수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중국인들이 용띠 출산을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는 장기적인 출생률 저하 추이와 경제 상황, 젊은층의 인식 변화 등으로 인해 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인구통계학자인 왕펑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과거에는 용의 해 출산이 많았지만 지금의 출산 연령대에서는 미신이 덜 일반적”이라며 “비관적인 경제 전망과 젊은층의 상황을 고려할 때 올해 눈에 띄는 출생률 반등을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말했다. 왕 교수는 이어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평생의 책임을 의미한다”면서 “경제적 비관론은 중국에서 올해 출생률 향상에 강력한 저항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직전 용의 해였던 2012년 1600만명 이상이었던 중국의 한 해 신생아 수는 2022년에 이미 10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신생아 수가 2022년보다 54만명 더 줄어든 902만명까지 감소하면서 중국 전체 인구도 2년째 감소했다. 중국의 인구 감소는 196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해 중국의 출생률은 인구 1000명당 6.39명으로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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