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판' 키우는 순천···1000만명 육박한 '정원'에 상상력 배가 시킨 '디즈니' 4월 개봉박두

순천=박지훈 기자 2024. 2. 1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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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위기 희망 던진 생태수도 이번엔]
아날로그·최첨단 더해 3대가 즐기는 도시
CI 바꾸고···새로운 도약 위한 강력한 의지
블루오션 문화콘텐츠 선점 위한 전략 눈길
노관규 시장 "남해안벨트 허브 도시 신호탄"
지난 6일 전남 순천시 그린 아일랜드에서 노관규 순천시장과 정병회 시의장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순천시 새로운 CI 선포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 제공=순천시
[서울경제]

1000만 명에 육박한 소비군, 원도심까지 파고들며 상상을 초월한 경제효과, 대한민국 도시의 판을 뒤흔들어 버린 어떤 수식어를 붙여야 될지 모를 정도로 상상 그 이상의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그 감동의 여운은 4개월이 지난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자연스럽게 전국 각 지자체마다 제2의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만들기 위한 구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정원박람회의 ‘원조’ 전남 순천이 또 한번의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상상력이 현실로···. ‘K-디즈니, 순천’이 오는 4월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15년 전 구상한 ‘생태수도’ 정책으로 침체된 전남에 활력을 불어 넣은 노관규 순천시장. 그가 2개월 빠른 정기인사로 일류도시기획단을 확대 개편하고 생태수도 정책 완결판으로 구상한 ‘K-디즈니 순천’에 대한 관심은 고조되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상에 발맞춰 공직사회 전반이 도시공간을 보는 눈을 높여 도시의 판을 바꾸는 힘인 상상력을 키우는데 역량을 집중한 결과물은 어떤 모습일까.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아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순천시 새로운 상징물 CI. 사진 제공=순천시

◇23년 만 상징 CI 교체 의미는

순천시는 23년 만에 상징 CI를 교체했다. 이제는 전남을 넘어 전국에 각인된 ‘생태수도’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의지로도 해석된다. 특히 이번 CI는 고유 자산인 생태에 인공지능 등 최첨단 기술을 접목해 문화를 입히는 ‘K-디즈니, 순천’과의 미래비전과도 완벽하게 어울린다.

새롭게 도입한 새 CI는 세계화, 글로벌 마케팅 등 순천이 지향하는 새로운 미래 비전을 담아낸 워드마크로 결정됐다. 워드마크 속 ‘S’는 순천만 습지 물길과 힘차게 날아오르는 흑두루미를 상징하며, 휘감고 있는 형태의 ‘C’는 문화, 관광, 경제, 복지 등 전 분야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E’는 순천의 대표적인 산인 '봉화산'을 의미하는 것으로, 대한민국 생태수도 일류 순천의 자부심을 나타냈다. 색상 역시 순천을 상징하는 자연의 색으로 구성했다. 흑두루미 블랙, 오천광장 그린, 순천만 오렌지, 짱뚱어 블루 등 순천 대표 지역자원에서 추출한 색이 전용 색상으로 지정됐다.

지난 6일 그린 아일랜드에서 펼쳐진 '순천시 새로운 CI 선포식'에서 시민을 비롯해 기관, 단체 회원 1000여 명은 새로운 상징물을 향해 순천시민들의 큰 환호로 화답했다.

순천만국가정원 전경. 사진 제공=순천

◇"이제는 경제다"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

순천이 그리는 ‘K-디즈니, 순천’의 가장 큰 노림수는 경제다. ‘디즈니’라는 기업 하나가 전세계 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처럼, 순천에서도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문화콘텐츠 기업을 육성해 새로운 도시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상징적 표현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2년 콘텐츠 시장은 국내 148조, 세계적으로는 3292조 원의 규모를 자랑한다. K-문화콘텐츠 해외 수출액 역시 133억 달러를 돌파해 2차전지, 가전 수출액을 훌쩍 넘어섰다. 미국 애너하임에 위치한 61만 평의 디즈니랜드는 연간 1800만 명 이상이 찾는 세계적 명소다. 관람객을 통한 경제적 이익 뿐만 아니라 약 6만 5700여 개에 달하는 관련 일자리는 애너하임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축에 해당한다.

이처럼 블루오션으로 자리매김한 문화콘텐츠 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순천의 행보는 눈길을 끈다. 도시 전역을 산업기지화 한다는 점이다. 각 권역별로 역할을 부여해 기능별 집적을 강화하고, 도시 전체가 문화콘텐츠 산업을 키워낼 수 있도록 만든다.

우선적으로 앵커기업 유치에 나선다. 문화콘텐츠 산업이 순천에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관련 산업군을 견인할 앵커기업 유치가 필수적이다. 이에 순천시는 기업 유치를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 마련과 함께 문화콘텐츠를 융합한 기회발전특구 지정으로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 구축을 추진한다. 원도심에는 문화콘텐츠 산업을 지탱할 제작기지를 구축한다.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문화콘텐츠의 경우, 기획부터 제작, 유통, 배급까지 다양한 과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인재 양성에도 박차를 가한다. 미국 애니메이션 인력을 공급하는 핵심 기관 UCLA처럼 관내 대학과 협업해 문화콘텐츠 제작 인력을 양성한다. 글로컬대학30에 최종 선정된 국립순천대학교를 비롯한 관내 대학과 협력을 강화해 증가하는 콘텐츠 인력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순천시는 원도심에 중소 제작업체 입주를 지원해 ‘기획-제작’의 원스톱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원도심 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순천 중심을 가로지르는 동천. 사진 제공=순천시

◇우주인도 구경 오는 정원의 모습은

오는 4월 프리오픈을 위해 리뉴얼 작업에 들어간 순천만국가정원은 ‘우주인도 구경 오는 정원’을 테마로 획기적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국가정원의 아날로그적 요소에는 완성도를 더욱 높여가는 한편, AI와 애니메이션 등 디지털적 요소를 가미해 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국가정원으로 탈바꿈한다.

노후된 ‘꿈의다리’는 우주인도 구경 오는 정원의 첫 관문으로 바꿔, 내·외부에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결합한 첨단 기술을 도입한다. 이를 통해 어린이들의 꿈을 담았던 이 공간을 꿈을 키워내는 공간으로 바꾼다. 또한 노을정원과 키즈가든에는 애니메이션적 요소를 더하는 한편, 감상하는 정원에서 즐기는 정원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요소를 강화한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핵심 콘텐츠 중 하나였던 시크릿가든 역시 체험형 실감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 사람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들 계획이다. 10월에는 문화콘텐츠 산업전을 기획한다.

새로운 상상을 여는 힘, 문화를 중심으로 상상력을 배가 시키는 ‘K디즈니-순천’은 새로운 도시상을 꿈꾸며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 이어 소멸위기 속 희망을 던질 수 있는 또 다른 미래전략으로 손꼽히고 있다.

3대가 즐기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관규 호의 ‘남해안 벨트 허브 도시 완성’은 이번 K-디즈니가 정원에 이어 또 다른 신호탄을 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순천=박지훈 기자 jhp990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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