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공 수출바우처 덕에 해외 전시회 참가"
치과교정 재료·화장품 제조사
中수출 막혔을 때 중진공 도움
비용걱정 없이 해외전시회 참가
유럽·동남아 바이어 적극 발굴
작년 500만달러 수출 기록
치과교정 재료와 피부과 전문 화장품을 생산하는 지앤드아이(대표 김덕수)의 탄생은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김덕수 지앤드아이 대표는 지앤드아이를 설립하기 전 2000년대 중반부터 중국에서 10여 년 동안 2000여 종이 넘는 까다로운 맞춤형 수출 제품인 치과교정 재료와 피부과나 전문 뷰티 숍에서 사용하는 전문가용 화장품을 유통했다.
그러던 2017년, 사력을 다해 일궈온 중국 유통망이 위태로워지게 된 변수가 발생했다. 화장품의 경우 국내 제조사에서 중국 유통을 직접 하겠다며 관계 정리를 통보했고, 치과교정 재료를 공급하던 기업 역시 대기업에 인수·합병되면서 중국 유통을 직접 시작했던 것이다. 한순간에 유통할 제품을 잃고, 중국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된 김 대표는 그동안 구축한 중국 유통망을 포기할 수 없었다.
김 대표는 더 이상 제품 '유통'이 아닌 제품 '제조'를 통해 수출기업으로 거듭나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2016년 12월 설립된 지앤드아이는 1년여 만에 자체 제품을 개발·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 수출에 탄력을 붙이며 한숨을 돌리던 것도 잠시, 2018년 사드 문제가 불거지며 지난 10년 넘게 중국에서 유통 사업을 하며 겪어본 적 없었던 강도 높은 세무조사와 기업 점검을 5번이나 받았다.
결국 중국 중심의 수출 네트워크 한계와 불가항력적인 중국발 리스크를 뼈아프게 겪은 김 대표는 '수출 다변화'라는 해법을 꺼내들었다. 또다시 중국발 리스크가 불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중국 이외의 다양한 해외시장 진출을 개척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촉발했다.
때마침 유럽 시장에서는 K브랜드의 인지도와 K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상승하고 있었다. 김 대표는 지앤드아이가 치과교정 치료와 전문가용 화장품 분야 유럽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에서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김 대표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 '수출바우처'를 통해 유럽 화장품 인증인 CPNP(Cosmetic product notification Portal)와 치과교정 재료의 의료기기 CE(Conformite Europeen Marking) 인증을 준비해 수출시장 확장의 밑거름을 마련했다.
김 대표는 주로 해외 전시회에 참여해 대면 방식으로 거래처를 확보했다. 그러던 중 2019년 말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은 지앤드아이의 해외 마케팅 방법의 전면적인 변화를 요구했다. 코로나19로 전시회라는 주요한 해외 마케팅 창구가 막히자, 김 대표는 다시 한번 더 중진공 수출 바우처에서 솔루션을 찾았다.
사실, 김 대표는 '오프라인' 전시회에 비해 '온라인' 전시회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지금까지 지앤드아이에는 오프라인 전시회가 바이어 발굴에 큰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해외 시장 판로 개척에 대한 희망과 최신 마케팅 트렌드에 발맞춰 온라인 전시회에 참여하기로 마음먹었다. 김 대표는 중진공 수출 바우처를 통한 지원들 중 피부, 성형, 항노화 분야 의학학회로 저명한 국제미용안티에이징학회(AMWC) 온라인 전시회에 참여하게 됐고, 그간 인콰이어리(요구조건)를 보내오던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등의 유럽 바이어들과 조우해 상담을 진행했다. 이 덕분에 동유럽 신규 바이어 발굴에 성공해 유럽 시장을 확대할 수 있었다. 특히 올해 1월에는 브라질 남미 지역에서 개최되는 최고 규모의 치과 기자재 박람회인 CIOSP 전시회에 참여해 남미 지역 10개국 40여 명의 바이어와 미팅을 진행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앤드아이는 국제 전시 인증을 획득한 국내 전시회에도 참여해 수출 바우처 효과를 톡톡히 봤다. K뷰티 관련 국내 전시회는 국내에서 열리는 전시회지만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과 참여도가 높아 해외 전시회 못지않은 수출 마케팅 수단이 됐다. K뷰티 관련 국내 전시회를 통해서는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러시아 등의 신규 바이어 발굴에도 성공해 2021년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2배나 상승해 코로나19 리스크를 극복할 수 있었다.
어느덧 지앤드아이의 직원은 2017년 2명에서 올해 31명으로 늘어났다. 더욱이 2019년 이래로 매출이 2배씩 급성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24년 아직 개척하지 못한 미주시장을 비롯해 치과교정 재료 해외 바이어 100곳, 전문가용 화장품 해외 바이어 100곳을 발굴하여 다시 한번 2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중진공 수출 바우처는 참가하고 싶어도 비용 부담이 커서 참여할 수 없었던 국내외 전시회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용기를 복돋아 줬고 수출의 디딤돌이 됐다"며 "지난해 약 500만달러 수출을 기록한 만큼 2024년 1000만달러 수출 달성도 이루지 못할 꿈이 아니다"고 포부를 밝혔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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