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업용 부동산 위기 확산…금융당국 “사업장 단위로 위험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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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업용 부동산 관련 경고음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이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내역을 사업장 단위로 점검하기로 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국내 금융회사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존재하는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리스트를 사업장 단위별로 살펴보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8일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4분기 해외 부동산 투자 자산과 관련해 약 1300억원 이상을 손실 처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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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업용 부동산 관련 경고음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이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내역을 사업장 단위로 점검하기로 했다. 부동산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담보인정비율(LTV) 변화나 기한이익상실(EOD) 발생 사유 등을 상세하게 제출받아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국내 금융회사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존재하는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리스트를 사업장 단위별로 살펴보고 있다. 사업장 단위나 개별 투자 건별로 모니터링 수준을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하나의 상업용 부동산에 여러 금융회사가 함께 투자하는 구조인데, 이를 트렌치(투자 원금을 상환받는 우선순위)로 나눠 살펴볼 예정이다. 이어 금융회사마다 사업장 리스크, 평가 손실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도 비교해 조사할 계획이다. 이른 시일 내 조만간 사업장별 데이터베이스(DB)가 구축될 전망이다.
해외 부동산 EOD 발생 사유도 상세하게 분석할 방침이다. EOD 발생으로 선순위 투자자의 매각 결정이 이뤄지면 선순위 이외 투자자는 원금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 EOD 사유, LTV 등 건별로 진행 상황을 따져 어떤 회사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의도로 알려졌다.
해외 자산 가치가 폭락했음에도 손실을 숨기는 사례가 있는지도 중점 점검 대상이다. 해외 투자 자산에 대한 실사 한계 등이 존재하다 보니 금융회사들이 과거 투자 시점의 가격(장부가)을 그대로 적용해 자산 부실, 손실 반영을 최대한 미룰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높은 공실률과 고금리에 따른 부동산 투자 수요 감소 등이 맞물리며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미국 지역은행인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는 상업용 부동산에 내준 대출과 관련한 손실 우려로 신용등급이 정크(투자 부적격) 등급으로 강등됐다. 독일의 부동산에 초점을 맞춘 대출 기관인 도이체 판트브리프방크(도이체 PBB)도 부동산 시장 약세로 채권 가격이 폭락한 상태다.
국내 금융회사들도 본격적으로 해외 상업용 부동산과 관련한 평가 손실을 늘리는 모양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8일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4분기 해외 부동산 투자 자산과 관련해 약 1300억원 이상을 손실 처리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도 4분기에 3500억원의 투자목적자산 평가 손실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국내 금융사가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55조8000억원으로 금융권 총자산(6762조5000억원)의 0.8% 수준으로 나타났다. 올해 도래하는 만기액만 14조1000억원(25.4%)에 달하고 최근 리스크가 부각된 북미 지역 투자 금액은 35조8000억원(64.2%)으로 집계됐다.
다만, 금융당국은 금융권 총자산 대비 투자 규모가 크지 않아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확률은 낮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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