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덕분에 초대박”…단 하루만에 몸값 ‘37조원’이나 뛰었다고? [홍키자의 빅테크]

홍성용 기자(hsygd@mk.co.kr) 2024. 2. 1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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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만에 자산 가치가 37조원이 늘어났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메타) 최고 경영자의 자산 가치 얘기입니다. 이제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게이츠를 제치고 전 세계 4번째 부자로 등극했죠. 자산가치만 1700억달러, 무려 227조원입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스 CEO.
지난해 5167만명의 국민이 사는 대한민국의 올해 예산이 656조원인데, 대략 30% 정도의 가치를 한 사람이 보유하고 있는 셈이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플랫폼(메타)의 주가가 단 하루만에 20%가 넘게 오른 덕입니다. 메타 주가는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474.99달러로 마감했는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죠.

메타의 주가는 어떻게 단 하루만에 이렇게까지 올랐을까요? 메타의 주가 상승 배경에 ‘중국’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나요?

메타의 주가가 20% 넘게 오른 날 공교롭게 같은날 아마존의 주가도 7%가 올랐는데요. 아마존과 메타가 함께 펼치는 ‘이 작업’이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는 것 알고 있나요? 올해 메타가 어떤 모멘텀을 만들고 있는 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페이스북 20주년 맞이 주주환원 축포...시장은 ‘환호성’
2004년 2월 4일 하버드 대학교의 기숙사에서 시작한 페이스북이 올해로 20주년이 됐습니다.

당시 마크 저커버그가 두 명의 친구와 함께 만든 이 서비스는 10개월 만에 사용자 100만명을 넘어섰고요. 그로부터 8년 뒤 2012년에는 인스타그램을 10억 달러에 인수했고요. 같은해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면서 시가총액 1040억 달러에 달하는 기업이 뉴욕 증시에 데뷔하게 됐습니다.

하버드 대학교 커클랜드 하우스 기숙사에서 페이스북을 운영 중인 대학생 시절의 마크 저커버그. <사진=하버드크림슨>
2021년에는 메타버스 사업에 올인한다는 취지로 회사 이름을 ‘메타’로 바꾸기까지했죠. 20년이 지난 현재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회사의 플랫폼에서 노는 이용자만 20억 명입니다.

이번 주가 상승의 급등의 핵심에는 기본적으로 매출 상승 등 실적 향상의 이유가 있죠. 메타의 지난 4분기 매출은 2022년에 비해 25%나 올랐고, 총이익은 전년대비 3배 이상 뛰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대대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덕이 큽니다.

창립 20주년을 맞이해 사상 첫 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혔거든요. 배당금은 주당 0.5달러입니다. 미국 빅테크 기업 중에 애플과 MS, 오라클 등 정도만 배당을 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파격적인 행보이긴 합니다. 구글이나 아마존 등 배당을 할만한 기업들도 하고 있지 않으니까요. 여기에 5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내놨습니다.

미국의 기업들은 회사가 돈을 많이 벌고 여윳돈의 규모가 커지면 주주환원 압박을 받습니다. 주주가치를 높이는 행동은 곧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죠.

메타의 주가 상승 비결1. 중국 이커머스 ‘쉬인’·‘테무’
매출 상승에 영향을 미친 배경에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인 ‘쉬인(Shein)’과 ‘테무(Temu)’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한국에서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중국 쇼핑 기업이 ‘알리’라면 미국에서는 쉬인과 테무의 인기가 더 큽니다.

쉬인과 테무는 모두 중국의 이커머스 업체인데요. 특히 2022년 핀둬둬 그룹(PDD)이 창립한 테무의 성장세는 압도적입니다. 지난해 테무 앱 다운로드 횟수는 전년대비 500% 증가한 7387만 건을 기록했다고 하죠. ‘억만장자처럼 쇼핑하라’는 콘셉트로 초저가와 무료 배송을 내세웠고요. 지난해 전 세계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에 등극되기도 했습니다.

2008년 설립된 쉬인도 마찬가지로 5~10달러의 의류를 판매하는 플랫폼입니다. 테무보다 한해 전인 2022년에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이죠.

최근 블룸버그통신이 중국 세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도 이같은 분위기가 나옵니다. 쉬인과 테무 등 초저가 직구 테무, 쉬인 등 앱의 수출액이 지난해만 69% 성장해 620억 달러(82조4290억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블룸버그는 “현재 중국 수출 부문 중 3분의 1만이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라면서도 “수출의 전반적인 감소 추세와 상반되는 폭발적인 성장 속도”라고 평가했습니다.

중국의 이커머스 업체들은 중국이라는 생산기지를 활용해 생산단가를 낮추죠. 800달러 미만 상품에 수입 관세가 면제되는 미국 관세법을 기가 막히게 활용합니다. 이 떄문에 공산품 가격을 낮춰도 마진이 크게 줄지 않죠.

그리고 남은 예산은 모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디지털 광고에 쏟아붓습니다. 미국의 아마존, 중국의 알리바바를 따라잡기 위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거죠. 메타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수잔 리도 지난해 10월 실적발표 때 “중국 광고주들이 다른 시장의 소비자들에게 도달하려고 쓴 (광고) 비용 덕분에 메타가 매출 이익을 얻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2023년에 테무가 메타에 광고비로 지불한 돈만 12억 달러(1조6000억원)입니다. 융단 폭격을 가하고 있고요. 구글에서 어떤 상품을 검색하든지간에 공식 홈페이지를 찾기는 어려워졌다고 하죠. 테무로 연결되는 링크들만 즐비합니다. 무엇을 검색하든지 곧 테무로 연결됩니다.

메타의 주가 상승 비결2. 아마존과 맺은 연합전선
지난해 11월 메타는 아마존과 연합전선을 구축했습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아마존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한 겁니다.

이용자들은 앱에서 아마존 광고를 누르는 것만으로 간편하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아마존은 “미국 고객들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엄선된 아마존 제품 광고에서 실시간 가격과 프라임 상품 여부, 예상 배송비, 상품 세부 정보를 확인하는 새로운 이용자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밝혔죠.

이 또한 중국 때문입니다. 미국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틱톡과 테무, 쉬인 등이 강력해지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인 셈이죠.

이미 틱톡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스냅 등 소셜 플랫폼들은 모두 쇼핑 기능을 강화해왔습니다. 왜? MZ세대의 절반 이상이 소셜커머스를 통해 제품을 구매하고 있거든요. 검색엔진에서 특정한 목적을 위해 물건을 찾는 게 아니라, 소셜미디어 위에서 발견된 것들을 구매하고 있다는 겁니다. 라이프스타일이 바뀌고 있으니 거기에 제대로 대응해야한다는 것이죠.

사실, 메타에게는 아마존이 필요하기도 했습니다. 애플이 개인정보보호를 강화(3자 쿠키 사용 중단)하면서 개인정보 수집이 어려워졌고, 맞춤형 타깃 광고를 하기 어려워졌죠. 이 때문에 광고 수입이 줄어들었고요.

그런데 아마존은 오랫동안 축적해온 판매 데이터에 기반한 개인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죠. 정밀한 타겟팅이 가능한 것이고요. 효과적으로 광고를 집행할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이 어려워진 메타에게 아마존과의 밀월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을 겁니다.

아마존이 중국 이커머스의 공세에 작정하고 대응하면 대응할수록 메타의 매출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짜여진 것이죠. 쉬인과 테무의 공세를 볼 때 이 흐름은 올해도 계속될 것 같고요.

더구나 마그나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광고시장은 지난해 5.5% 성장에 이어 올해도 7.2%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시장 규모만 91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이중 전체 광고 수익에서 디지털이 차지하는 비중만 69%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메타 로고.
메타를 둘러싼 장기적 전망이 낙관적인 상황은 맞습니다. 때문에 시장에서도 메타에 대한 기대감을 내놓습니다.

바클레이즈, 도이치방크, 스티펠, 번스타인 등 투자은행은 모두 메타의 목표 주가를 500달러대로 높였습니다. 바클레이즈는 심지어 550달러의 목표가를 제시했죠. 여전히 40% 가까이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대선이 진행될 올해 유력 후보인 트럼프 입에서 중국 옥죄기 메시지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럼 중국 이커머스의 공세가 약화되고, 메타는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등 회사를 밀어올릴 다양한 신사업도 있습니다. 메타의 상승세는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 지 주목해봐야할 시기입니다.

‘홍키자의 빅테크’는 플랫폼, 테크, 이코노미와 관련된 각종 이슈 뒷얘기를 파헤칩니다. 지금 홍성용 기자의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깊이가 다른 콘텐츠를 매주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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