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의사 단체행동 명분 없다"…설연휴 막날 재차 경고

고위 관계자 "정책 실행 타이밍 놓쳐…이제 돌이킬 수 없는 지경"
"의사들 대승적 협조해야"…설 연휴 뒤 총파업 예고에 "자제돼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전경. (대통령실 제공)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대통령실은 12일 의대 정원 확대는 돌이킬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며 의료계가 명분 없는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하는 의사의 단체행동 준비와 또 앞으로의 단체행동에 대해서는 명분이 없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의대 정원과 관련해서는 오래전부터 논의가 있었다"며 "그럼에도 우리가 한 걸음 더 진전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책 실행의 타이밍을 여러 이유로 번번이 놓쳤다"며 "지금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위 관계자는 "이미 여러 가지 많은 징후가 있었다"며 "응급실 뺑뺑이나 소아과 오픈런은 아이를 가진 사람은 누구나 경험하는 당면한 문제"라고 짚었다.

이어 "얼마 전 우리나라 최대 대학병원에서 간호사가 뇌 수술을 받지 못해 전원된 병원에서 결국 사망했다"며 "이것을 계기로 필수의료 분야의 심각성을 많은 분이 인식하게 됐다. 누구에게나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분명해졌다"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의대 정원을 늘리자는 것은 정권 차원을 떠나 지속적으로 이뤄졌다"며 "이런 부분에서는 의사들도 대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2006년 의약분업을 계기로 의대 정원이 350명이 감소한 것을 언급한 이 관계자는 "18년 동안 그대로 놔둬도 6500명이 늘어날 정원이 오히려 줄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40년 동안 변호사는 10배 늘었지만 의사는 3배 늘었다"며 "소득이 증가할수록 전문 직역 숫자가 증가하게 마련인데 의사 수는 필요한 만큼 늘어나지 못했다"고 했다.

고위 관계자는 "도저히 우리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되돌리기 어려워졌다"며 "2000명을 한꺼번에 늘리면 많은 것 아니냐 생각하지만, 2000명을 지금부터 늘려도 부족한 게 의료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분명 자제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설 연휴가 끝나면서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의료계 단체행동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당장 대학병원 내 전공의들이 이날 오후 9시 온라인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으며, 대한의사협회는 15일 시·도 단위 궐기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