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회복 빠르게 대응"… 배터리 3사, 설비투자에 25조

박한나 2024. 2. 1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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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LG엔솔, 10조9000억 집행
북미 중심 생산거점 확대 집중
SK온·삼성SDI도 캐펙스 확대
LG에너지솔루션과 혼다의 합작공장. LG에너지솔루션 제공.

국내 배터리 3사가 올해 설비투자에만 25조원가량을 쏟아붓는다. 1000조원 이상의 수주 잔고를 쌓은 만큼 배터리 생산능력을 빠르게 갖춰야 하는 데다 전기차의 수요 회복 시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12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국내 업계 1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0조9000억원을 설비투자로 집행한다. 지난해(10조9000억원)에 이어 2년 연속 10조원 이상의 투자로 북미 배터리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고객에게 안정적인 현지 생산과 적기 공급 등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 내 생산 거점 확대를 위한 준비에 집중해 전기차의 수요 회복 시기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당장 올해 1분기 미국 테네시주의 제너럴모터스(GM) 합작법인(JV) 2공장과 올 상반기 인도네시아에서 현대차 JV의 양산 시작을 앞두고 있다. 2025년 이후에는 GM JV 3기와 스텔란티스, 혼다, 북미 현대차 JV가 예정돼 있고 단독공장인 미시간 증설과 애리조나 원통형과 ESS공장 역시 건설할 예정이다.

SK온은 올해 7조5000억원의 설비투자를 예고했다. 대부분의 캐펙스는 북미 투자에 집중될 예정이다. 미국 포드자동차와의 JV인 '블루오벌SK' 테네시공장과 현대차와의 조지아 JV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삼성SDI는 공식적으로 캐펙스(설비투자)를 공개하지 않지만, 증권가에서는 올해 상장 후 역대 최고 수준인 약 5~6조4000억원까지 설비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의 JV인 1·2공장과 GM과의 뉴칼라일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올해부터 공격적인 투자가 예상된다.

전기차 수요 둔화, 고금리, 고물가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국내 배터리 3사는 꾸준히 수주잔고를 쌓아 올린 만큼 빠르게 생산능력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배터리 3사의 수주잔고만 이미 지난해 1000조원을 돌파한 상황이어서 외형 성장을 멈출 수 없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5월 현대차그룹과 약 30kwh 규모의 두 번째 합작법인을 미국 조지아에 설립하기로 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토요타와 약 20GWh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주잔고를 500조원 이상으로 늘렸다. SK온은 지난해 말 기준 누주잔고로 400조원 이상을 달성했다.

외형 성장에 더해 46시리즈와 차세대 전지 등으로 기술 우위를 확보하는 내실 다지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 예로, 올해 하반기 46시리즈의 본격 양산 계획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은 신규폼팩터 선진입으로 시장 우위를 선점하고 고객과의 파트너십을 더 강화해 고객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전지의 경우, 삼성SDI와 SK온은 '전고체 배터리' 기술 선점에 연초부터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SDI는 중대형전지사업부 직속으로 전고체 배터리 전담조직인인 'ASB(All Solid Battery) 사업화 추진팀'을 신설했으며,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인 'S라인'에서 샘플을 생산해 고객향 출하를 시작했다. SK온은 솔리드파워와 기술 이전 협약을 체결해 2026년 초기 단계의 전고체 시제품 생산을 목표로 설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6~2027년 양산을 목표로 반고체, 리튬황 등 미래 사업을 위한 차세대전지를 개발 중이다. 또 에너지밀도와 비용에 강점이 있는 건식전극 개발을 가속화하고, 신규 스태킹 기술 기반 제품도 올해부터 양산에 본격 적용한다.

무엇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상반기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를 "일시적 위기"라고 평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산업이 일시적으로 올해 상반기까지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지만, 올해 북미 시장의 전기차 수요 성장은 30% 이상이 예상되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로 인한 수혜 확대가 지속적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얼티엄셀즈 1공장의 안정적인 양산과 올해 2공장의 신규 가동으로 올해 텍스크레딧 수혜 규모가 전년 대비 두배 이상인 45~50GWh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의 JV 1공장의 조기 가동 검토로 올해 말 가동이 예상되며, SK온 역시 북미 신규공장인 포드와 현대차와의 JV공장이 2025년으로 계획된 만큼 IRA 세제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의 하락 폭이 있지만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적지 않은 수치"라며 "LG엔솔은 전년 대비 32% 증가했으며, 삼성SDI와 SK온은 각각 12.8%, 70% 증가했는데 배터리 사업의 성장이 아직 멈추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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