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급증한 의대, 기초의학 대응 될까

박하늘 기자 2024. 2. 1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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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의과대학 정원을 현재의 65% 이상 증원키로 결정한 가운데 의료계 일각에서는 급증한 학생수에 대응할 기초의학 과목 교수 수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역의 의료계 관계자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인증 기준은 기초의학 전임교수의 수가 최소 25명 이상이다. 학생수와는 상관없이 기준만 채우면 인증 받는다"라며 "운영자 입장에선 임상의학 교수는 수익이지만 기초의학 교수는 비용이기에 최소한의 인력만 채우려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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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학 기피에 교수 수급 어려워…해부실습용 시체도 부족
지역 대학 "복지부 조사 당시 현재 인프라로 수용 가능 인원 제시"
지난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천안]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의과대학 정원을 현재의 65% 이상 증원키로 결정한 가운데 의료계 일각에서는 급증한 학생수에 대응할 기초의학 과목 교수 수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초의학 기피로 인한 전문인력이 부족한 탓이다. 지역 의대는 이미 확보한 교수인원과 인프라로도 증원을 감당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12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6일 열린 2024년 제1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과대학 정원을 5058명으로 증원하는 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현 정원인 3058명에서 약 65% 늘어난 인원이다. 전국 의대 40곳이 2025학년도 입시부터 증원된 인원으로 모집한다.

의료계에서는 당장 1년 후 정원이 2배 가까이 늘어나는데 이에 맞는 교수와 학습시설이 확보됐냐고 반문한다. 특히, 기초의학 과목 교수 확보에 대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지적한다. 기초의학은 생리학, 해부학, 면역학 등 의학의 근간이다. 주로 예과 1~2학년 때 배운다.

지역의 의료계 관계자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인증 기준은 기초의학 전임교수의 수가 최소 25명 이상이다. 학생수와는 상관없이 기준만 채우면 인증 받는다"라며 "운영자 입장에선 임상의학 교수는 수익이지만 기초의학 교수는 비용이기에 최소한의 인력만 채우려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의료계 필수인력이 부족하다는데 기초의학은 씨가 마른지 오래"라며 "절대적인 수가 부족하다. 실습을 도우려면 10년을 훈련해야 한다. 교육 부실이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초의학 학습환경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지역 의과대학 본과생은 "카데바(해부학 실습에 사용하는 시체)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금 10명 이상씩 1개 카데바에 붙어서 배우고 있다"며 "학생들이 갑자기 늘어난 만큼 카데바가 그 정도 수급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카데바는 기증으로만 수습되고 있다.

지역 대학들은 교수자원과 학습시설 확보는 충분히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현재 천안·아산 지역의 의대 정원은 단국대 40명, 순천향대 97명 이다. 지난해 11월 복지부의 학생 수용 역량 및 증원 수요조사 당시 단국대, 순천향대는 각각 80명, 107명 증원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국대 관계자는 "의과대학 시설을 만들 당시 100명 기준으로 구축해 증원이 가능하다"며 "장례식장 이전을 검토하고 있어 의대 학습공간 부족 시 이전 부지에 학습관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초의학 교수의 경우엔 의대 인원이 적어 2배 이상 증가해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순천향대 관계자는 "본교와 4개 대학병원, 의생명연구원을 확보하고 있어 학습공간은 충분하다"면서 "복지부 조사 당시 현재 확보한 인프라로 수용 가능 인원을 제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복지부는 교육부와 의대 정원 배분논의를 시작했으며 최종 배정 인원을 올 4월까지 통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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