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發 뎅기열 확산에 美 대륙 전체 비상... “해외여행 시 주의”

임경업 기자 2024. 2. 1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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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모기 프로그램(WMP) 연구진이 콜롬비아의 주요 도시에서 박테리아의 한 종류 ‘볼바키아(Wolbachia)’에 감염된 변형 모기를 풀어 뎅기열 발생률을 낮추는 데에 성공했다./세계 모기 프로그램(WMP)

브라질에서 모기가 옮기는 질병, 뎅기열이 급증해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남미 인접 국가를 비롯해 푸에르리코와 같은 중미 국가에서도 뎅기열 감염 사례가 증가하면서 미 대륙 전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10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브라질 보건당국은 올해 뎅기열 감염 환자가 420만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미 대륙 전체 보건 협력 기구인 범미 보건 기구가 추산한 뎅기열 감염 사례 410만건을 넘는 감염이 브라질에서만 발생할 것이라는 의미다. 브라질 보건당국은 “올해 이상 기온으로 기록적인 더위가 이어지고 있고, 여름이 되기도 전에 강우량이 급증하면서 모기 번식지가 대폭 늘었다”며 “현재 뎅기열 발병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던 지역에서도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미 대륙에선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남미 국가에서 뎅기열 환자 수가 급증했고, 계속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푸에르리코 같은 북중미 국가에서도 뎅기열 환자가 나왔다. 미국 보건당국도 텍사스, 애리조나 주와 같은 미 남부 지역에 뎅기열이 발병할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올해 프랑스에서도 뎅기열 환자가 나오는 등 기상이변으로 인한 뎅기열 확산이 빨라지고 있다.

동남아도 마찬가지다. 8일 태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태국 질병통제국(DDC)은 지난달 뎅기열 감염 진단을 받은 환자가 8197명으로 작년 1월과 비교해 91.2%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감염 환자 대다수는 5∼14세 어린이였으며, 주로 중부와 남부 지역에 집중됐다. 말레이시아에서도 뎅기열 환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보건부는 올해 초부터 5주 동안 발생한 뎅기열 감염 사례가 1만8247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5.6% 증가했다고 밝혔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를 가진 숲모기에 물려 감염되는 질병으로, 뎅기열을 전파하는 모기가 주로 고인 물에서 번식하기 때문에 우기에 환자가 증가한다. 3~14일 잠복기 후 발열, 두통, 오한, 근육통 등 증상이 생기며, 현재 예방백신이나 직접적인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한국 질병청도 “최근 해외여행으로 뎅기열과 같은 모기 감염병이 급증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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