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경 있는 사무실서 윗옷 벗은 해경 간부... 징계 '적법'

해양경찰청. 해경 제공

 

인천지법 행정1-1부(부장판사 이현석)는 여경들과 같이 있는 사무실에서 윗옷을 벗어 징계를 받은 해양경찰 A경정이 해양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견책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 했다고 12일 밝혔다.

A경정은 지난 2021년 12월 인천 연수구 해경청 본관에서 열린 총경 승진 역량평가 면접이 끝나고 사무실로 들어와 갑자기 윗옷을 벗었다. 당시 사무실에는 여성 경찰관 3명도 함께 있었다.

다른 남성 경찰관이 “갑자기 옷을 왜 벗으시느냐”고 물었지만, A경정은 책상 앞에 서서 상의 속옷만 입은 채 전화 통화를 했다. 이 모습을 본 여성 경찰관은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었다.

이 판사는 “원고가 일한 사무실 인근에는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화장실도 있었다”며 “품위 손상에 해당하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고의 행위 모두 징계양정 기준에 따르면 견책 이상”이라며 “원고가 받은 징계가 비례 원칙이나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이밖에 A경정은 같은해 3월 건강 악화와 업무 부담으로 힘들어하던 여성 경찰관 B씨가 원하지 않는데도 사실상 강제로 병가를 쓰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과장님 지시로 병가 조치하겠다”며 일방적으로 B씨에게 통보했고, B씨는 기한이 정해진 업무가 많아 재택근무를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A경정은 B씨 의견을 무시한 채 다른 직원에게 B씨의 병가를 대신 신청하라고 지시했고, 자신이 직접 결재했다.

해경은 지난 2022년 4월 품위유지의무와 성실의무 위반 등으로 A경정에게 경징계에 해당하는 견책 처분과 전보 조치를 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