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서는 힘만 더 붙으면 진짜 좋아질 것” 한화 영건들은 좋겠네…71세 포수 듀오가 ‘척척’ 받고 ‘딱딱’ 알려주니까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황)준서는 정말, 힘만 더 붙으면 진짜 좋아질 것이다.”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멜버른볼파크에 차린 한화 이글스 스프링캠프를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취재했다. 1주일간 가장 보기 좋았던 건 이재원(36)과 최재훈(35), 71세 베테랑 포수 듀오가 영건으로 가득한 투수진을 잘 이끌었다는 점이다.
한화는 유독 기대되는 젊은 투수가 많다. 이들이 한꺼번에 터지면 한화가 올 시즌 다크호스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젠 토종에이스가 된 문동주는 믿고 보는 카드다. 여기에 김서현, 김기중, 남지민, 신인 황준서 등 20대 초반의 영건이 연일 싱싱한 공을 불펜에서 뿌렸다.
이들의 공을 불펜 포수들도 받았지만, 이재원과 최재훈도 정성스럽게 받았다. ABS가 개막전부터 도입되지만, 두 포수 역시 캐칭 및 프레이밍은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스트라이크 콜을 받기 위한 캐칭이 아닌, 투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기 위한 캐칭이다.
올 시즌 한화에 합류한 이재원은 최재훈으로부터 한화 투수에 대한 스토리, 정보를 많이 들었다. 젊은 투수들 한 명, 한 명에게 피드백을 아끼지 않았다. 불펜투구가 끝난 투수와 유독 오랫동안 대화를 나눴다. 기술적, 심리적 조언 모두 아끼지 않았다.
최재훈 역시 마찬가지였다. 영건들을 비롯해 연차가 쌓인 20대 중~후반의 투수들도 이재원과 최재훈의 피드백을 잘 받아들였다. 물론 투수들이 포수들에게 얘기하고 두 포수가 진지하게 의견을 듣는 모습도 있었다. 이를 불펜 한 켠에서 지켜보던 손혁 단장, 최원호 감독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최재훈은 “준서나 (이)충호 공을 방금 받았는데, 투수들이 몸을 잘 만들었다. 준서는 정말, 힘만 더 붙으면 진짜 좋아질 것이다. 아직 고등학교 때 던지던 버릇이 있어서. 직구가 낮게 딸리는 게 많다. 높게 던져도 된다. 더 연습해야 하는데, 좋은 투수”라고 했다.
이재원은 이젠 중고참이 된 김범수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범수 공이 참 좋다. 그런데 템포가 떨어지기 전에 강하게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간혹 공이 날려서 ‘볼볼’ 하는데, 그러면 더 불안해진다. 사실 ‘볼볼’ 하면 보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불안해진다. 더 좋아지려면 마운드에서 차분해지고, 호흡을 하라고 조언해줬다”라고 했다.
투수들에게 전체적으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재원은 “잘 하는 투수들은 큰 실수만 안 하면 된다. 중간급, 밑에 있는 선수들에게 신경을 쓴다. 그런데 아쉬움만 갖고 ‘공만 좋다’로 끝날 수 있다. 그런 선수들이 시즌 준비를 잘 해야 한다. 긍정적 에너지를 갖고, 하나라도 더 시도하고, 밝게 임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피드백을 받는 한화 젊은 투수들은 결국 자신만의 노하우를 갖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피드백을 받고 잊어버리면 아무런 의미는 없다. 그렇다고 해도 경험이 부족한 젊은 투수가 많은 한화 마운드에 이재원과 최재훈의 존재감이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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