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김길리, 동반 금메달 달성…6차 WC서 동반 종합 우승 노린다
쇼트트랙 남녀 국가대표 간판 박지원(서울시청)과 김길리(성남시청)가 월드컵 5차 대회 남녀 1000m 1차 레이스에 이어 2차 레이스까지 나란히 석권했다.
박지원은 12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2023-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 남자 10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 1분25초130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고, 김길리 역시 여자 10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 1분31초480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선수는 올 시즌 모든 개인 종목 성적을 합쳐 순위를 매기는 남녀 종합 랭킹에서 1위를 유지했다.
박지원은 총점 931점으로 2위 스티븐 뒤부아(캐나다·822점)와 격차를 109점 차로 벌렸고 김길리는 1115점으로 2위 크리스틴 산토스-그리즈월드(미국·980점)를 135점 차로 따돌렸다.
두 선수는 이달 17일부터 19일까지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펼쳐지는 월드컵 6차 대회에서 큰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무난하게 종합 우승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ISU는 지난 시즌부터 월드컵 1∼6차 대회 모든 개인 종목 성적을 합산해 남녀 우승자에게 ‘크리스털 글로브’라는 트로피를 수여한다.
남자부 초대 챔피언이었던 박지원은 올 시즌 2연패에 도전한다. 지난 시즌 4위였던 김길리는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종합 우승을 노린다.
이날 박지원은 캐나다의 신성 윌리엄 단지누, 네덜란드의 단 코스, 카자흐스탄의 아딜 갈리아크메토프, 대표팀 동료 장성우(고려대)와 경쟁했다.
메달 후보인 단지누와 단코스는 결승선을 6바퀴 남기고 1위 자리싸움을 펼치다가 충돌했고, 이때 단코스가 넘어져 경쟁에서 이탈했다.
결승선을 3바퀴 남긴 시점에서는 단지누까지 미끄러져 넘어졌다. 박지원은 여유롭게 레이스를 이어갔고, 마지막 바퀴에서 인코스를 파고들어 선두 장성우를 제친 뒤 가볍게 결승선을 끊었다. 1분25초317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장성우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박지원은 이날 열린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해 대회 3관왕에 올랐다. 장성우, 김건우(스포츠토토), 김태성(단국대)과 함께 출전해 6분45초889의 성적으로 2위 일본(6분46초174), 3위 헝가리(6분48초230)를 제쳤다.
박지원은 대한빙상경기연맹을 통해 “시즌 초반 많은 어려움 있었고, 이겨내려고 노력해왔다”라며 “많은 분이 저를 생각해 주신 게 좋은 운으로 작용한 것 같다. 이 분위기 그대로 다음 경기까지 방심하지 않고 끝까지 달려보겠다”고 말했다.
김길리는 극적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레이스 초반 4∼5위 자리에서 체력을 아꼈고 결승선을 한 바퀴 반을 남긴 시점에 산토스-그리즈월드가 넘어지며 레이스에서 이탈하는 변수가 생겼다. 김길리는 레이스가 어수선해진 사이 폭발적인 스피드로 단숨에 1위 자리를 꿰찼다. 마지막 곡선주로에서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의 추월을 잘 막아내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김길리는 “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대표팀 선후배들의 응원 덕분에 좋은 결과 얻어냈다”라며 “남은 대회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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