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 나오는 순간 '위기' 노출되지만…현장에선 인력 부족 호소
[편집자주] 일명 '가출 청소년'이라고 불리는 '가정 밖 청소년' 문제는 오랜 시간 우리 사회와 함께했다. 하지만 여전히 정확한 통계는 나오지 않고, 사각지대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들을 보호하는 청소년쉼터에선 인력과 예산 부족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이런 탓에 전문성은 떨어지고 시설은 낙후된 사례가 적지 않다. 누구보다 따뜻한 집을 원하지만, 돌아갈 집도 대안이 될만한 집도 없다는 '가정 밖 청소년'들의 사정을 들어보고, 그들에게 필요한게 무엇인지 들여다봤다.
12일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가출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11만5741명으로 추정된다. 이는 통계청·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1년 청소년 통계'에서 조사 대상 학생 총 399만1089명 중 1년 내 가출 경험이 있는 학생 비율(2.9%)로 추산한 수치다. 당시 조사에서 학업중단 청소년은 제외되면서 실제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측됐다. 여가부 관계자는 "가정 밖 청소년은 자신의 주거환경을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고, 쉼터 등 입·퇴소가 잦아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원가정에서 이탈했다 하더라도 기간이 개인에 따라 매우 유동적이라 이런 상황을 일일이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만 12~19세 위기청소년 600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해당 조사에선 응답자 중 66.3%가 한 번 이상 가출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최근 1년 동안 가출한 사례도 10명 중 4명(40.7%)이 있었다. 계기는 우진군처럼 '부모님, 형제, 자매 등 가족과의 갈등 때문'이란 응답이 63%로 가장 많았다. '가족의 폭력을 피하기 위해' 가출했단 응답도 10명 중 3명꼴이었다.
정부도 지원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여가부는 청소년쉼터와 청소년자립지원관 운영을 포함해 시설에 입소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취업 촉진과 직무탐색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국가장학금과 연합기숙사 등을 지원하고, 자립을 준비하는 청소년에겐 매월 40만원, 최장 60개월의 자립지원수당을 준다.
서울의 한 청소년쉼터 관계자는 "지역적으로 그 지역의 쉼터의 분류와 상관없이 1개소만 있는 경우엔 단기와 중장기쉼터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장기보호 목적으로 타지역으로 보내는 경우 학업 등 생활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신건강의 문제가 있는 청소년들도 쉼터로 많이 오는데, 치료와 병원 입원 등 조치가 시급하지만 가족이 보호, 관리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이 만만찮다"고 부연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장기적으로 '가출 청소년' 문제가 나오지 않게 가족복지 시스템을 재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독일, 프랑스 등을 보면 가출 청소년이란 개념이 거의 없다"며 "가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단계에서 이미 지방자치단체 아동청소년국 등에서 부모와 아이를 분리하는 등 개입이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부모와 떨어진 아이들은 그룹홈 등에서 지내고, 가족 상담도 진행한단 얘기다. 정 교수는 "가족 지원 사회서비스를 통해 예방 차원에서 가정 밖 청소년 문제를 다루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지현 기자 flow@mt.co.kr 기성훈 기자 ki03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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