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올해 첫 출장지는 말레이 배터리 공장… 현지 직원 30명에 ‘번개’ 친 이유는

류정 기자 2024. 2. 1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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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9일 올해 첫 해외 출장지로 말레이시아 스름반(Seremban)을 찾아 배터리 사업을 점검했다고 삼성전자가 12일 밝혔다. 사진은 이 회장이 말레이시아 스름반 SDI 생산법인 1공장을 둘러보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첫 해외 출장지로 말레이시아를 선택해 배터리 사업을 점검했다. 이재용 회장은 2016년 갤럭시노트7 화재 사건 이후 배터리 사업에서 숨고르기를 해왔지만, 최근엔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배터리 사업에 크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라는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미래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설 연휴던 지난 9일 말레이시아 스름반에 있는 삼성SDI의 배터리 2공장 건설 현장을 찾아 점검한 뒤, 바로 옆에 있는 1공장의 생산 현장을 둘러봤다. 이재용 회장은 이 자리에서 삼성SDI 임직원들에게 “어렵다고 위축되지 말고 담대하게 투자해야 한다”면서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 하지말고, 과감한 도전으로 변화를 주도하자.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곳에서 삼성SDI 직원들과 식사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10일에는 쿠알라룸프르로 이동해 설연휴에도 고향에 가지 못한 계열사 주재원 30여명을 ‘번개’로 모아 격려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재용 회장은 무죄 선고를 받은 다음날인 6일 오후 아부다비(UAE의 수도)로 출국하는 모습이 공개됐지만, 삼성 관계자는 “중동에서도 비즈니스 미팅이 있었지만, 애초에 이번 해외 출장은 말레이시아 현장 점검이 중심이었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9일 올해 첫 해외 출장지로 말레이시아 스름반(Seremban)을 찾아 배터리 사업을 점검했다고 삼성전자가 12일 밝혔다. 사진은 이 회장이 말레이시아 스름반 SDI 생산법인에서 현지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SDI의 말레이시아 배터리 1공장은 1991년 설립된 삼성SDI 최초의 해외 법인으로, 초기에는 브라운관을 제조하다가 2012년부터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다. 지난 2022년부터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짓고 있는 2공장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를 양산하기 위한 곳이다. 이곳에선 올해부터 ‘프라이맥스(PRiMX) 21700′ 원형 배터리를 양산하게 된다. 지름 21mm, 높이 70mm 규격의 프라이맥스 21700 원형 배터리는 전기차와 전동공구, 전기 스쿠터 등 다양한 제품에 탑재된다. 상당량이 리비안, 루시드모터스 같은 전기차 업체에 공급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성장 폭이 줄어드는 것이지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며 “지금 잠시 주춤하지만 2025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급성장세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돼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재용 회장은 2016년 갤럭시노트 화재 사건 이후, 배터리 사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그동안 상당한 기술 향상이 이뤄져 사업에 대한 자신감이 살아났고, 이제 투자를 본격화할 때가 됐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9일 올해 첫 해외 출장지로 말레이시아 스름반(Seremban)을 찾아 배터리 사업을 점검했다고 삼성전자가 12일 밝혔다. 사진은 이 회장이 말레이시아 스름반 SDI 생산법인에 도착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이번 이재용 회장의 해외 출장에는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22년에도 이재용 당시 부회장은 유럽 출장을 나서며 최윤호 사장을 대동해 헝가리 배터리 공장을 방문했다. 미래전략실 임원 출신으로 2021년부터 삼성SDI 대표를 맡아온 최 사장은 이재용의 회장의 큰 신임을 받고 있는 측근으로 알려졌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갤노트 화재 사건 이후 눈밖에 났다는 소외감이 컸던 삼성 SDI 임직원들이 최근 회장의 힘 실어주기에 엄청난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9일 올해 첫 해외 출장지로 말레이시아 스름반(Seremban)을 찾아 배터리 사업을 점검했다고 삼성전자가 12일 밝혔다. 사진은 이 회장이 말레이시아 스름반 SDI 생산법인 2공장 현황을 보고받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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